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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아줌마의 게으른 책읽기
  • [전자책]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조승리
  • 11,700원 (580)
  • 2024-04-04
  • : 3,676

‘극복’이라는 말처럼 오만한 단어가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가난을 극복하고, 불합리한 사회를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할 거라고. 나는 단지 자주 내 장애를 잊고 산다. 잊어야지만 살 수가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 P60
진정한 복수는 모욕을 주는 것도 용서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를 동정하는 것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 P137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방식은 내 상처를 드러내 보이며 함께 아파하는 것이었다. - P169
누군가의 희생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건강한 가족이라 할 수 없다. - P237
"모든 사람이 부모를 존경하진 않아요. 또 존경할 만한 부모 밑에서 태어날 수도 없고요. 세상에 수미씨 부모님 같은 분만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편협한 사고예요." - P276
티 없이 해맑은 사람은 종종 악의 없이 상처를 줬고, 나도 내가 받은 만큼 수미씨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 P277
나는 눈이 먼 게 불행한 게 아니라 이 상태로 영원히 살아가야 한다는 게 진짜 불행이라고 말했다.
곧 바이러스는 진정될 것이다. 세상은 예전의 일상으로 차츰 복귀해나갈 거다. 내 기준으로 팬데믹은 진짜 불행이 아니다. 그것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 P283
겨우 몇 달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한다고 답답해 미치겠다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누군가는 평생을 그리 살기도 한다고. 방구석에서 자유를 상상하며 자기위안에 빠져 평생을 사는 이들이 있다고. - P284
10분 거리를 3시간에 걸쳐 가야 하는 것, 그것이 앞 못 보는 장애인의 삶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야말로 불행에서 빠져나오는 가장 빠른 길이다. - P330
"사실 아기를 낳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나는 아기를 사랑할 수가 없었어요. 내가 낳았다니까 내 아기구나 하고 감정 없이 젖을 물렸어요. 그러다 아기와 눈이 마주쳤어요. 아기가 그 반짝이는 까만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는데 갑자기 심장이 찌릿하고 아프더라고요. 슬픔만 심장이 아픈 게 아니에요. 너무 아름다운 것, 사랑스러운 것을 맞닥뜨렸을 때도 심장에 통증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나는 엄마가 되었어요." -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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