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이라는 작가세를 힘입어 발간과 거의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솔직히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대하소설이라는 평까지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 과연 그런 찬사를 받을만한가....(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강남 형성의 과정을 다양한 계층의 인물과 상황으로 묶어 낸 그의 글솜씨가 놀랍고, 이게 실제로 누구였을까 하고 픽션을 넘어선 고민을 하게 만드는, 수십년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그의 지식과 문제의식이 뛰어난 창작력에 힘입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킨 것은 대단하지만 말이다.
권력의 남용이나 정통성을 찾기힘든 정치인들로 이루어진 정치사, 조직폭력배, 광주사태, 비리의 온상이 되어온 화류계, 그야말로 운을 만들만큼의 힘이 있으면 대박을 내던 부동산 투기....그런 모든 것들이 지금의 강남을 이룬 모든 것은 과연 맞을까?
강남은 꿈도 못꾸는 평범한 나인 것이 분명한데 왜 수십년간 이뤄온 우리의 모든 것들이 오점투성이라는 황석영의 질타를 받는 것처럼 마음이 불편한지 모르겠다. 분명히 강남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말이다.
꿈이란 것이 얼마나 덧없는가. '강남몽'이 우리가 '꿈'꾸며 살아가는 화려한 강남이 세상의 가장 큰 가치들을 밑바닥으로 깔고 살아온 진짜 밑바닥 인생들의 한없는 욕심으로 만들어진 그리 꿈꿀만한 가치는 없는 곳이라는 것을 한번쯤 생각하게하게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