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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 로널드 B.토비아스
  • 14,400원 (10%800)
  • 2007-07-25
  • : 14,928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나는 내가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교육 관련 글들을 쓰고 책 몇 권을 냈다. 원래 글을 쓸 생각은 없었다. 어려서부터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어쩌다 보니 겪고 생각한 것들을 글로 남기게 된 것이지 소명의식 같은 것도 타고난 재능도 내것은 아니라 생각해 왔다. 가끔은 시도 쓰고 동화책도 출판했고 힘들 때 일기 삼아 이런 저런 글들을 쓰지만 아직도 나는 내가 ‘작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안에 무언가 고여 나도 모르게 써나가야 하는 일들이, 교육 에세이니 칼럼이나 하는 잡문이 아닌 진짜 문학, 시나 소설로 솟아나는 일이, 내게도 생긴다면 어떨까.

 

이 책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을 ‘글을 쓰기 위해’ 읽은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국어 수업을 하며 ‘서사’ 개념을 가르치고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드라마 대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하려 본 책 중 하나였다. 다양한 플롯의 종류를 대입해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구조화시켜 보기도 했다. 여태 봐온 다양한 드라마들이 이 ‘플롯의 이론’ 속에서 만들어졌겠다 싶어 거기 맞춰 해석을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플롯 이론은 머릿속에 정리하면서 또 책 속에 언급된 수많은 책과 이야기들에 빠져들었다. 내가 아는 이야기, 들어보기만 한 이야기, 그리고 전혀 모르는 이야기까지. 그 적절한 예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재미있었다. 글쓰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란 뜻이다.

 

내가 만약 나만의 소설을 쓴다면 그것은 스무 가지 플롯 중 어디에 속할까. 공식에 맞춰 해석을 하다 보면 채워 넣어야 할 장면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수업을 하기 전에 내가 먼저 수업 과정을 해보듯 학생들과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기 위한 전 과정으로 나만의 서사를 쓰면서 탁월한 교재로 활용했던 이 책은... 어쩌면 먼 훗날 내가 어떤 소설을 쓰고는 서문에 감사의 인사를 남겨야 할 책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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