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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어른이 될까나
  • [전자책]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
  • 11,000원 (550)
  • 2021-01-30
  • : 491

사람들은 왜 자신의 의무를 다했을 뿐인, 용감하고 신중한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갈릴레이의 생애Leben des Galilei』에서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왜 불행할까? 그 나라에는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보통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빼앗아자기 배를 불리지 않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정직한 방식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들, 요즘엔 이런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프로 정신으로>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보통 사람들이 없다면 그 나라는 필사적으로 영웅적 인물을 찾기 마련이고, 그렇게 찾은 사람에게 금메달을 나눠 주기에 급급하다.
타인의 종교적 감정을 모욕하지 않는 것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이다. 그 때문에 집에서는 신을 모독하는 사람도 교회에서는 되도록 그런 말을 삼간다. 슈피겔만도 무함마드를 희화화한 캐리커처를 그리지 말았어야 했다. 보복의 위험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가 <무례한>(이런 예의 바른 표현을 쓰는 걸 고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미안하다) 일이기 때문이다. ... 샤를리 사태에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이 있었다. 그런데 이슬람 쪽에서 끔찍한 테러를 저지르는 바람에 둘의 구분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내가 샤를리다!>라고 말함으로써 무례한 표현조차 그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만 높아졌다. 그러나 내가 만일 샤를리였다면 무슬림의 감정을 조롱하면서 고소해하거나 재미있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건 기독교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불교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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