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은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1988년, 우석 >이지만 없어서 다른 출판사 책으로 선택했습니다.
수레바퀴가 상징하는 것은?
학교다. 학교가 갖고 있는 억압성은 학생들을 수레바퀴에 깔려 죽는 개미처럼 죽인다. 감수성이 풍부한 학생들은 학교의 억압성에 상처를 받고 감수성을 잃어버린다. 학교에서 바라는 사회에서 유능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정작 자신이 하고 싶지도 않은 공부를 의무로서 해야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삶의 방향을 찾아갈 시기에 왜 학생들은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하는 걸까. 무엇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사회가 사람들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서 존재해야만 하는 걸까.
한스의 죽음은 친구 하일러와의 우정 탓일까?
모범생이자 우등생이었던 한스는 남이 시킨 일이 아닌 최초로 스스로 하고 싶은 일, 자신에게 더 중요한 하일러와의 우정을 택했다. 그 뒤 성적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학교를 떠났다. 고향에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기계공 일을 시작한지 며칠 안 지나 죽고 말았다.
그의 죽음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의 삶을 바꿔놓은 것은 하일러와의 우정이었다. 학교 생활의 방향성과 목표의식을 상실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람은 분명 하일러였다. 그렇다고 한스의 죽음의 원인은 하일러에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한스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하일러와 우정을 나누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자신의 의지대로 지켜나간 우정.
그의 갑작스런 죽음, 그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였다. 한스, 자신의 삶을 찾게 하기보다 자신들의 기대대로 한스가 살기를 강요한 사람들.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던 한스는 힘겹게 살아가다가 죽고말았다.
하일러는 한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하일러는 한스에게 삶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준 사람이었다.
"너는 어떤 공부든지 좋아서 자진해서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다만 선생들이나 너의 아버지가 무섭기 때문이지. 첫째 둘째가 되면 뭘 하니? 나는 스무째이지만, 그래도 너희들 꽁생원보다는 바보가 아니야."(95쪽)
1등, 2등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기가 바라는 게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의 삶,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밖에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일러를 만난 뒤부터 한스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한스에게는 시간과 여유가 필요했다
하일러의 말에 한스는 자기 삶의 방향성을 찾으려고 방황하지만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했다. 기대 밖의 행동을 하는 한스를 사람들은 버렸다. 학교에서 버림 받은 한스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고향 사람들도 한스를 버렸다. 그에게 삶의 방향과 목표를 정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주지 않았다. 삶의 목적을 잃은 사람이 어떻게 의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기대대로 살아가는 삶은 쉽게 무너진다
'자기 삶이 자기 삶이 아니란 것'을 깨닫는 순간, 다른 사람의 기대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무너진다. 한순간 삶의 방향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삶의 목적과 방향을 정하지 않은 채 살아왔음을 깨달을 때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지난 삶을 누구한테 보상받을 수 있겠는가. 지난 시간들을 보상받을 수는 없다.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
고등학생 때 '수레바퀴 밑에서'를 읽었었다. 한스처럼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지만 한스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내게 한스의 방황과 죽음은 충격이었다. 그 뒤 난 한스와 같은 방황을 시작했다.
지금의 한국 고등학생이 이 소설을 읽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지금 한국의 고등학교는 예전 한스가 다니던 수도원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들이 방황을 하고 방황을 이겨내지 못할까봐 보지 말아야할 책 '금서'란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자신의 삶을 찾고자 방황을 시작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레바퀴 밑에서'는 학생들의 금서가 아니라 필독서였다.
읽은 책 :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1988년, 우석
2007/02/26 10:09 http://blog.hani.co.kr/noriteo/3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