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은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1988년, 우석>이지만 검색에 나오지 않아서
다른 출판사 책으로 올립니다.
<수레바퀴 밑에서 줄거리>
한스 신학교 시험을 치르다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한 아이였다. 학업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 그에게 양친이 부자가 아닌 이상 좁은 길이 있을 뿐이었다. 주의 시험을 치르고 신학교로 들어간 뒤 튀빙겐 대학에 들어가 목사가 되든가 가정교사가 되든가 두 가지 길밖에 없었다.
신학교도 고등학교도 학문도 아무 것도 못 한다면 장차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려고 애썼다. 아마 견습공이 아니면 치즈 가게나 사무소에 들어가 인간으로 일생을 평생동안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하나의 인간 가족으로 끝마치겠지. 그런 인간을 한스는 멸시하였다. 어떻게든지 뛰어난 인물이 되려고 했다.(39쪽)
한스는 주시험을 앞두고 자신의 장래를 걱정했으나 시험 결과는 2등, 차석입학이었다.
학교는 자연 그대로의 인간을 사회의 유능한 일원으로 바꾸는 곳?
원시림이 개척되고 정리되어 힘으로써 제어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학교도 타고난 그대로의 인간을 붕괴하여 굴복시키고 힘으로써 제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의 사명은 당국에서 시인한 원칙에 따라서 자연 그대로의 인간을 사회의 유능한 일원으로 바꾸어, 결국에는 군대식의 빈틈없는 훈련에 의해서 훌륭하게 최후의 완결을 맺어 여러 가지 성실을 그에게 깨우쳐 주는 것이다.(61쪽)
신학교에서 원시림 같은 인간 하일러를 만나다
한스는 입학 초기에는 차석 입학생으로서 신학교의 기대주였다. 한스는 공부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다 떨쳐 버리려고 애썼다. 그래서 열심히 책상을 붙들고 늘어졌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이 그들의 우정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볼 때 시기와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다가 소년 시인 하일러를 만났다. 하일러는 특수한 인간이요, 공상가이자 시인이었다. 공부만 하는 학생이 아닌데도 만물박사였다. 그는 지식 자체를 경멸했다. 하일러는 자유로웠고 감상적이었다. 다른 친구와 싸운 뒤에 울었다. 그는 자신의 울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한스는 매일 밤 벌벌 떨며 규정된 공부 시간에 늦지 않도록 열심히 서두르다가 갑절로 공부를 하기도 했다. 하일러는 이런 한스의 근면성을 공격했다.
"그거야 품팔이꾼이나 할 짓이지. 너는 어떤 공부든지 좋아서 자진해서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다만 선생들이나 너의 아버지가 무섭기 때문이지. 첫째 둘째가 되면 뭘 하니? 나는 스무째이지만, 그래도 너희들 꽁생원보다는 바보가 아니야."(95쪽)
일종의 길든 고양이 같은 한스와 방랑 시인 같은 하일러. 서로 친해질 수 없을 거 같은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 애착을 갖게 되었다.
하일러를 저버린 한스
어느날 하일러는 음악 연습실 독차지하는 루치우스와 싸웠다. 루치우스는 도망쳤고 추격전을 벌이다 교장에게 들켜 하일러는 감금을 언도받았다. 학생들 중 골치덩어리였던 루치우스를 혼내준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자도 있었으나 아무도 한스조차 하일러의 편을 들지 않았다. 하일러는 한스에게 "너는 비겁한 놈이야, (한스) 기벤라트! 형편없는 자식"(103쪽)이라고 말했다.
고민 끝에 하일러와 우정을 선택하다
"꼭 부탁해. 하일러! 나는 꼴찌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너와 친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어. 어때, 난 네 친구가 되고 싶은데, 그리고 다른 놈과는 아무도 상대하지 않아도 좋다는 걸 보여 주마."(112-113쪽)
한스의 마음 속에 변화가 일어났다.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듯. 그는 하일러에 대한 죄의식에 눈 떴다. 그리고 하일러와의 우정을 택했다. 한스가 친구와의 우정에 행복감을 느끼며 열중할수록 학교의 생활이 서먹해졌다. 선생님들은 모범적이었던 한스가 요주의 인물인 하일러의 나쁜 감화에 패배당했다고 생각했다.
천재적인 인간과 선생님의 관계
선생님들은 하일러 같은 인간을 싫어했다.
천재와 교수들 사이에는 옛날부터 뛰어넘기 어려운 깊은 틈이 있다. 교수들에게 있어서는 천재적인 인간이 학교에서 보여주는 것은 대개 교수를 존경하지 않고, 열 네 살의 나이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며, 열 다섯 살에 연애를 하고, 열 여섯에 술집에 드나든다. 또한 금지된 책을 읽고 대담한 작문을 쓰며, 선생님들을 흔히 조롱조로 쳐다보며, 교무 일지에는 언제나 선동자나 감금 후보자로 적혀지는 불량한 학생들이었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자기 반에 한 사람의 천재를 두는 것보다는 열 사람의 얼간이를 갖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그것도 당연한 일이리라. 선생님의 역할은 정상을 벗어난 인간이 아니라, 라틴어를 잘 하고 산술을 잘 하는 꼼꼼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데 그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114쪽)
교장 선생님, 한스에게 하일러와 우정을 끊으라고 강요하다
"피곤하지 않도록 하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바퀴 밑에 깔리고 말 테니까."
(중략)
"좀 더 묻겠는데 기벤라트, 자네는 하일러와 열심히 교제하고 있는 것 같더군. 그렇지 않나?"
"네, 좀 친하게 지냅니다."
"다른 학생 이상으로 교제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
"그렇습니다. 그는 제 친구이니까요."
"대체 어떻게 되어서 친하게 되었지? 두 사람은 성격도 아주 다르던데."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그 친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자네도 알고 있겠지. 그는 침착하지도 못하고 불평분자야. 재능은 있을지 모르지만,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해. 자네가 그를 멀리한다면 나로서는 기쁘겠는데 어떻겠나?"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교장 선생님."
"안 된다고? 도대체 왜?"
"왜냐하면 그는 제 친구인 걸요. 간단히 저버릴 순 없습니다."
"음, 그러나 다른 학생과 좀더 가까이 지낼 수도 있지 않나. 저 하일러의 나쁜 감화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은 자네뿐이야. 그 결과는 벌써 눈에 보여. 대체 그의 어느 점에 자네는 매혹을 당하고 있는 거지?"
"저로서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서로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를 버린다면 저는 비겁자가 됩니다."
"허어, 그래. 그러면 자네에게 강요하는 건 그만두지. 그러나 차츰 그에게서 떠나 주었으면 좋겠네. 그렇게 되면 나로서도 좋은 일이야. 아주 기쁜 일이지."(117-118쪽)
학업을 멀리하는 한스, 그에게서 떠나간 하일러
한스는 점점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고 학업을 멀리 하기 시작했다. 학업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예전의 모범생이자, 장래의 수석이 될 학생이 아니었다.
어느 날 하일러가 사라졌다. 몸서리치는 수도원을 뛰쳐나와 그의 의지가 명령이나 금지보다 강하다는 걸 교장선생에게 보여 주려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결국 사흘 째 되는 날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하일러는 탈주로 퇴교 조치를 당했다.
고향으로 내려온 한스 - 한스도 수도원을 떠나다
학교나 아버지나 몇 명의 교사의 잔인한 명예욕은 아무런 후회도 없이 짓밟아 버림으로써, 이 나약하고 아름다운 소년을 이런 지경에까지 몰고와 버렸다는 걸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째서 그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위험한 소년 시절에 매일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던가? 왜 그에게서 토끼를 빼앗아 버렸던거? 왜 라틴어 학교에서 일부로 그를 친구들로부터 멀리해 버렸던가? 왜 낚시질이며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금지시켰던가? 왜 심신을 갈가리 찢어놓은 것 같은 쓸 데 없는 공명심의 공허하고 저속한 이상을 불어넣어 주었던가? 왜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마땅히 쉬어야 할 휴가를 그에게 주지 않았던가?(138쪽)
교장선생과 의사는 한스를 고향으로 내려보냈다. 신경쇠약 치료차 가라고 했지만 사실상 퇴교조치였다. 그전에 완치되더라도 벌써 뒤떨어진 한스는 휴학한 수 개월 동안, 몇 주일간의 학과라도 회복할 가망이 없었다. 아버지 기벤르트는 한스에게 실망의 분노를 느꼈나. 한스는 누구에게나 소외당하고 사랑을 받지 못할 거 같은 마음이 들어, 몽상과 잡념에만 빠져 들었다.
창백한 옛날의 신학교 학생, 한스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다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건강한 생활에는 내용과 목표가 서 있지 않으면 안 되는 데 그것을 젊은 기벤라트는 상실하고 만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한스를 서기로 취직시키든가 수공이라도 가르쳐 보려고 하였으나 아들은 아직 허약하였기 때문에 먼저 원기를 북돋워 주어야 했다. 그것보다 우선은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걱정해야 좋았을 것이다.(158-159쪽)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걱정해야 좋았을 것이다.'란 문장이 불행한 결말을 암시해주었다.
엠마와 사랑에 빠지는 한스, 한스를 버리는 엠마
구두장수 훌라크씨를 도와 사과즙 짜는 일을 하다가 훌라크씨 댁에 와 있던 엠마를 만났다. 철저히 세속적인 여인인 그녀를 만난 뒤 한스에게는 온갖 것이 달라져 곱게 마음을 물들이는 거 같았다. 쾌감에 빠진 것이다. 저녁이 되자 한스는 훌라크씨 댁에 엠마를 보러갔다. 엠마는 한스에게 "내게 키스해 주지 않겠어요?"(174쪽)라고 말했다. 한스의 입술과 엠마의 입술이 닿았을 때 한스는 전신에 전율을 느꼈다.
다음 날 둘은 다시 만났다.
"당신도 날 사랑해요?"
그녀는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대답할까 하였으나 머리를 끄덕일 수박에 없었다.
다음날 엠마를 찾았지만 없었다. 엠마는 가버렸다.
그녀는 인사도 없이, 고별도 없이 떠나가 버렸다. 그가 마지막 밤에 그녀에게 찾아갔을 때 언제 떠난다는 것을 그녀는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남 같지 않게 그에게 몸을 맡긴 것이라든지, 그녀의 웃음 소리며 키스를 지금에서야 새삼스레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그녀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184쪽)
기계공 일을 시작하다, 그리고 갑작스런 한스의 죽음
아버지의 권유로 기계공 일을 시작했다.
그토록 고생하며 애썼던 공부와 땀, 그토록 심신을 바쳤던 수많은 기쁨과 그토록 뽐내었던 자만심과 공명심, 그리고 희망에 부푼 몽상! 이 모든 것은 한때 구름과 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이 모든 것도 이제 와서 보면 온갖 동료들보다 뒤늦게, 모든 사람들에게 조소를 받으며 제일 서투른 견습공이 되어, 일터로 들어가는 것이었다.(185쪽)
한스는 익숙하지 않은 기계공 일에 쉽게 피로를 느꼈다. 그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비웃음이었다.
"주 시험에 합격한 대장장이!"(191쪽)
한스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을 힘겹게 버텼다. 그의 두 손은 타는 듯 아팠고, 못은 더 커져 물집이 되었다. 거기에 주인은 아주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아 욕을 퍼부었다. 예전에 같은 학교를 다녔던 아우구스트는 내일 한 잔 하자고 제안하였다. 한스는 일요일에는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동의하였다.
술집에서 한스는 직공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도에 넘치게 술을 마신 한스는 너무 술을 많이 마신 것이 씁쓸하게 느꼈다. 아버지와 충돌할 일과 내일 또 일터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들로 인해 두통을 느꼈다. 곧장 집으로 갈 계획이었느 직공들은 또다른 술집 앞에 이르자 들어가자고 고집을 부렸다. 이에 한스는 그들을 뿌리치고 혼자서 집으로 향했다.
어떻게 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버지에게 도대체 무어라고 말해야 하나? 내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이제 영원한 품속에 쉬어야 할 것 같고, 잠들어야 할 것 같고,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았다. 아주 녹초가 되어서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204쪽)
다음 날 9시가 되어도 한스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한스는 한낮이 되어서야 싸늘한 주검이 되어 강에서 발견되었다.
누가 한스를 죽였을까
교장 선생님의 한스의 장례 행렬을 뒤따르며 라틴어 선생님에게 이야기했다.
"선생님, 저 애는 정말 훌륭하게 될 수 있었을텐데, 거의 예외 없이 가장 우수한 학생들에게 불행한 결과가 생긴다는 것은 정말 비참한 일이 아니겠소?"(207쪽)
구두장수는 프록코트를 입고 묘지 문을 나가는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저기 가는 저들도 이 애를 이런 지경에 빠지게 한 것에 한 몫한 사람들이죠."그는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뭐라고?" 기벤라트는 펄쩍 뛰었다. 그리고는 구두장수를 이상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천만의 말씀을.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
"진정하십시오. 기벤라트 씨! 나는 다만 학교 선생들을 말했을 뿐이죠."
"왜, 무엇 때문인가?"
"아뇨,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당신이나 나나 아마 이 애를 위해 여러 가지 소홀히 한 점이 많았겠지요. 그렇게 생각지 않아요?"(206-20쪽)
읽은 책 : 수레바퀴 밑에서, 헤르만 헤세 지음, 송영택 옮김, 1988년, 우석
2007/02/26 08:58 http://blog.hani.co.kr/noriteo/38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