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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의 일상으로의 초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파리목숨 같은 이 인간에게

갑자기 일들이 훅 하고 쏟아진다.

작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였다.

출판사 한 곳에서는 에세이를 가장한 잡글을

다른 한 곳에서는 연애서를 쓰자고 했다.

그래서 썼다.

그리고 보냈다.

이제 수정과 기타등등의 과정을 거치고

마케팅팀들의 결정에 따라 책의 출간 시기가 결정 될 것이다.

그리고 라디오 방송이 하나 들어왔었고

케이블 방송이 하나 들어왔었다.

첫 번째 방송은 도중 하차. 두 번째 방송은 아쉽게도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

(그러나 케이블의 특성상 돌리고 또 돌려서 아직도 나온다고 한다. 흐음....)

어제인가?

한 방송국에서 고정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어떻게 하지? 잠시 고민하다가 지인과 의논끝에 하기로 했다.

오늘.

한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연애서를 내자고 하신다.

아마도 그 쪽에서는 이미 기획서가 존재 할 것이다.

나 역시 나름의 기획스러운 것을 들고 월요일에 미팅을 하기로 했다.

장소는 역시나 홍대.

(나의 모든 출판 관련 일들은 거의 다 홍대에서 이루어진다.)

모두에게 너무나 감사드린다.

사실 나 같은 듣보잡에게 방송이나 책 출판을 하자 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있는 무언가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고사하는 모든 것은 그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할까 걱정스러운 마음 때문이다.

실제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그 쪽에서도 또 다른 적임자를 찾는 수고로움을

나는 나대로 일이 하나 떨어져 나갔음에 아파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하기로 마음 먹으면

슬렁슬렁은 아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저 일들을 하는 모든 관련자들은 절대 슬렁슬렁이 아니므로

나 역시 그러해야 한다.

이거 아니면 죽음 이거 아니면 끝장 정신이 있어야 한다.

프로그램이라면 시청률이 나와야 하고

책이라면 팔려야 한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필수.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나는

최대한,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

이것은 의무이자 책임이고 동시에 도리와 예의.

그리고 기회를 주신 감사함에 대한 보답이다.

그런 일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의 하나 천의 하나 세상이 좀 미처돌아가서

내가 약간이라도 유명스러워진다 하더라도

저 정신은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할 것이다.

(사실 저 정신 없이는 유멍스러운 무언가로 가지도 못할 것이며 못해야 마땅하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를.

기회를 준다는 것은 정말이지 받는 쪽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제대로 해 낼 마음을 먹었다면 잡아야 한다.

꽉!

절대 놓지 말아야 한다.

일단 한 번 내가 잡은 이상, 내 손으로는 놓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마음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

열심히는 누구나 다 하는 거다.

그걸로는 절대 살아 남을 수 없다.

마음을 넣어야 하고 마음을 담아야 한다.

그 작업을 하지 못한다면 나는 저 모든 것들에 실패할 것이며

앞으로 이 업을 하지 못 할 것이다.

시대 잘 만나고 운 좋아서 작가가 되었다.

그러니 생각한다.

이 시대와 운에 감사해야 한다고.

복에 기꺼워하며 일을 해야 한다고.

정말이지 저 두 가지가 공존하지 않았다면

나는 절대로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늘 일 함을 애정하고 감사한다.

간혹은 힘들다고 징징거리지만

말 그대로 그건 그냥 징징이다.

더구나 요즘은 별로 징징거리지도 않는다.

철이 나서 그렇다기 보다는 뭐랄까. 애들도 자꾸 주사 맞고 그러면 이골이 나듯 그런거다.

아무튼.

감사.

제대로 하겠습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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