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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딘가 기분이 오묘해지는 책이었다.
완벽한 논픽션도 아니고, 지나치게 현학적이지도 않으며, 역사적 사건의 주변부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짧게 짧게 다루는데
역사의 현장에 다녀온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판단을 최소한으로 하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덕분인가?
2.
프랑스의 독일 흉보기인가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으나
저자가 유럽 제국주의에 대한 책도 쓴 것을 알고 조금은 누그러졌다.
3.
정치가는 책임을 피할 수 없고, 경제인은 교묘히 피해보았자 인간의 수명을 넘어설 수 없지만
자본주의 기업은 이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기업은 사람과 달리 죽지 않는다. 그것은 결코 늙지 않는 신비한 육체이다." 15p
아래는 주요 밑줄들
선과 악의 기준은 무엇인가?
"재무부 장관으로서 재임기간 내내 아일랜드에 대한 모든 추가 지원에 단호하게 반대했던 사람이 바로 그 영광스러운 1대 자작 핼리팩스가 아니었던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백만 명이 넘게 굶어 죽었다." 32p
"깡패나 미치광이가 웃으면 거기에 저항하기가 힘들게 마련이다." 56p
"우리의 눈은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미세한 몸짓은 상대방에게 독해될 수 없다. 간절히 속내를 전하고 싶은 우리의 몸은 타인이 한마디도 이해할 수 없는 시(詩)라고도 할 수 있다." 91p
"거기에는 선한 웰링턴 공작 아서 웰즐리도 있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안락함을 누렸기에 특히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103p
"예나 지금이나 회계 기술이 가장 악독한 사업에 쓰인다." 105p
"유머가 그토록 어둠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그것은 진실을 말하기 때문이다." 137p
옮긴이의 말 밑줄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현실이나 역사적 진실은 대체로 누구인가에 의해 매개되고 가공된 재현물에 불과하다." 150p
"역사와 정치, 나아가 가시적 현실은 누군가의 각본에 의해 연출된 한 편의 스펙터클에 불과하다는 것이 작가의 속뜻이다." 150p
- 여기서 스펙터클은 유령, 허깨비, 환경, 헛것을 의미
"20세기 비극의 주범과 공모자들이 한결같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한 장사꾼, 광대, 소심하거나 무능력한 정치인이었다는 것이 에리크 뷔야르의 일관된 생각이다." 1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