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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
  • 이가영(seri)
  • 16,920원 (10%940)
  • 2015-01-15
  • : 68,154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고등학생을 둔 부모님들이라면 아실 것이다. 예전에는 고전시가라고 해도 원문 그대로 배우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딸아이가 공부하면서 자꾸 징징거리길래 뭘 배우나 들여다봤더니 고전시가를 원문으로 배우고 있었다.

솔직히 나부터도 '저게 무슨 소리지?' 싶은데 그걸 읽고 해석까지 해야 하니 아이가 우는 소리를 할 만하다. 그렇다고 내용이 마냥 재미있는 것도 아니니 이해하고 외우는 일도 쉽지는 않아 보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책이 하나 있다. 고전시가를 만화로 읽을 수 있는 "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 다. 처음 봤을 때는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로 보는 세계사' 같은 책들이 떠올랐다. 조금 장난스럽게 그려진 그림체도 재미있고, 작품의 내용을 꽤 유쾌하게 풀어놓아서 고전시가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유튜브에서 서울대 교수님이 추천했다는 학습만화라서 더 관심이 간 것 같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고전시가를 단순히 해석해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를 먼저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시리」를 원문으로 바로 읽으면 옛말에서부터 막히기 쉽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먼저 만화로 이별하는 상황과 화자의 감정을 보여준다. 그다음 원문과 현대어 해석을 함께 보여주고, 작품의 배경과 핵심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처음부터 낯선 원문을 마주하고 질려버리는 일을 조금은 피할 수 있다. 고전시가에 대한 진입장벽을 체감할 정도로 낮춰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작품도 많이 들어 있다. 유명한 몇 편만 골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가요와 향가부터 고려가요, 경기체가, 한시, 언해, 가사, 시조, 민요까지 두루 다룬다. 그래서 겉모습은 재미있는 만화책이지만 실제로는 '만화가 붙어 있는 고전시가 입문 참고서'에 더 가깝다.


고전문학은 처음부터 '공부해야 하는 것'으로 들이밀면 거부감부터 생기기 쉬운 분야다. 그런데 이 책은 공부한다는 생각 없이 만화 부분만 읽어도 작품이 대략 어떤 내용인지 머릿속에 남는다. 나중에 학교에서 같은 작품을 만났을 때 '아, 이거 그때 봤던 거!'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입문서로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능 문제집을 대신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제목에 '수능'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수능 국어를 대비한다기보다는 각각의 작품이 어떤 상황이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맞다.


어려운 고전시가를 아이들이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이다. 특히 고전시가만 보면 한숨부터 쉬거나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라면, 문제집을 한 권 더 사주는 것보다 이런 책으로 먼저 친해지게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인기가 많은 도서라서 그런지 유사한 책들이 있다고 하던데 헷갈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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