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처음 이 책을 읽은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다시 꺼내 읽는 책 중 하나다. 학교에서 읽으라고 해서 처음 펼쳤던 책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한 이야기와 여운 덕분에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런 필사책이 나왔다는 것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나도 한번 필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보다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우리 작은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의외로 제본 방식이었다. 일반적인 책 제본은 필사를 하기에 생각보다 불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흔히 '누드 제본'이라고 부르는 방식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책등이 드러나 있어 보기에는 조금 투박해도 책이 활짝 펼쳐지는 형태였다. 필사하기에는 이런 제본이 훨씬 편하기 때문에 그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은 원작을 일부만 발췌한 것이 아니라 "어린 왕자"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다. 많은 필사책들이 유명한 문장만 모아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야기 전체는 물론 원작의 그림까지 함께 담고 있다. 덕분에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문장이 왜 나왔는지, 어떤 상황과 감정 속에서 나온 말인지까지 자연스럽게 함께 느낄 수 있다.
여백도 넉넉해서 좋았다. 필사책은 생각보다 여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씨가 너무 작거나 줄 간격이 좁으면 금방 피곤해지는데, 이 책은 글씨도 큼직하고 줄 간격도 넓어 부담 없이 쓸 수 있었다. 그림이 있는 페이지에는 줄 없는 여백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그림을 따라 그려볼 수도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단순히 필사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문 중간중간에 마련된 '사유의 시간' 페이지에서는 책의 내용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 준다. 덕분에 단순히 손으로 베껴 쓰는 시간이 아니라, 내용을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이 부분이 이 책을 단순한 필사책이 아니라 '사유하는 독서'로 만들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개인적으로 가장 감사했던 점은, 공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질색부터 하던 아이가 "어린 왕자" 이야기에 조금씩 흥미를 갖고 꾸준히 필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아이와 함께 천천히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필사하기에도 좋은 책이고, 『어린 왕자』를 이미 읽어본 사람이라면 작품을 다시 한 번 깊이 만나게 해 주는 좋은 방법이 되어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