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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순간 존재한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고있다. 전 세계가 위기의 소용돌이에 처한 가운데 한국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냐만은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위기를 대처할 방법이 있긴 한걸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너무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대책을 마련해보자고 이런 저런 담론이 오가는 것을 자주 접하다 보면, 건설경기 부양해야되네..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있네...뭐 이런 비슷한 말들을 수없이 듣게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나라에서의 '집'이나 '건물'이란 헌 집을 적절한 시기에 허물어 재빨리 지어 좋은 값으로 팔고 사며 이익을 남기는 것 이상의 그 무엇도 아니란 생각을 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세상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회의적으로 들었던것 같다.

이 책은 건축이라는 분야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 현실적 위기에 대해 분노하고, 해결책을 생각해가며, 그것을 알기쉽게 설명해준 책이다.

 나처럼 건축이라는 분야에  비전문가인 사람이 건축이라는 단어와 동일시하는 단어가 '재산증식의  수단'에 가깝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집을 짓는 것이 아닌, 사람은 옛 집터에서 밀려나고,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획일적인 성냥갑같은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는 도시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 건축현실을 이끌어 가는 건축업계종사자들도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어쩔수 없음을 탓하며 자꾸만 현실을 어글어져간다.

이런 현실의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한강의 기적을 이룬 압축적인 근대화과정에서 비롯한 기형적인 관행들이었을것이다. 근대화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이기에 좋은것이 크고 빠르고 멋지게 뚝딱 지어놓은 건물이었을 것이고, 많은 단계를 거치며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필연적으로 부정부패가 생겨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제 우리는 그 시대와는 다르게 먹고 살만해졌음에도 다음 단계로 성숙해지기가 어려운것이다. 물론 우리가 부러워하는 여유를 가진 서양도 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서양이 오랜 시간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사람을 귀히여기는 건축으로 정답을 찾아가는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우리나라는 그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변명을 할 수는 있겠다.

설계사무소 사장님이 아닌 진정한 건축가가 많아져야 돈벌이와 외국모방에서 벗어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수 있는 집'이 건축과 동일어가 되지 않겠는가.

파주출판단지같은 곳은 예쁜 건물들이 많아 사진만 찍으러도 많이 가는 곳이다. 그 곳의 건물들의 대다수가 외국유명건축들의 모방이라니 너무 서글펐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는 혼이 없는 나라가 될 수 밖에 없다. 문화적이 식민지인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불쌍한 나라가 될것이다. 마을을 없애고, 능선을 깍아내고, 하전을 복개하고,헌집을 새집으로 바꾸어 가는 과정이 마냥 경제적인 성장이라고 좋아 할수 없음을 저자는 목소리 높여 이야기한다. 깨어있는 5%가 절실한 요즘인것이다.

번화가에 나가보면 큰 쇼핑몰과 그외 소비시설이 다다. 어서 지갑을 열라고 아우성이고, 이건물에서 저건물로 이동하려면 도보로 보다 차로 이동하는 동선이 우선이며, 비싼 땅에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이목을끌만한 기부활동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다.

책 후반에는 이런 참담한 건축현실을 개선할 만한 대안들은 알기쉽게 제안한다.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축, 이 책같은 고민들을 계속 해간다면 분명 희망이 있다고 , 희망을 가져본다.^^

책 사이사이 나오는 실제건물사진들은 책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으며, 특히 건축의 역사를 대략적으로나마 짚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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