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01 전주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면 그곳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구하기 마련이다. #푸른향기 출판사의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의 전주편은 전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직접 들려주는 찐 전주 이야기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알고 경험했던 전주는 한옥마을 성당, 비빔밥, 콩나물 국밥, 전주 영화제 그리고 풍년제과의 초코파이 정도 였다. ‘책쾌’는 언제고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으면서도 잊고 있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나와 같은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행사와 책방 그리고 멋진 도서관이 그곳, 전주에 있었다.
내가 경험한 주인의 적당한 무관심과 책장의 무심한 의외성이 교차하는 순간을, 애정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카프카에서 만나”하고 덫을 친다. 그리고 그들이 기웃거렸던 책장과 들었다 내려놓았던 책들을 은밀히 관찰해 두었다가, 그들이 자리를 비우는 순간 몰래 계산하곤 헤어질 때 선물한다. 97쪽
좋아하는 책방 한 두 군데는 애서가라면 있기 마련이지만, 그곳에서 책을 둘러보다 ‘몰래 계산 후 선물하기’라니, 정말 낭만적이고 다정하지 않은가. 만약 내가 저자와 친분이 있는 지인이었다면 카프카에서 만나자는 말을 들을 때 부터 설레고 기다려질 것 같다. 마치 여우가 어린왕자와의 약속 시간이 다가오길 기대하는 것처럼. 사실 저자의 책 구매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진짜 재밌어서 이 이야기만 가지고 꼬리를 물어도 이 책은 ‘앉아서 하는 동행’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여행에서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아니던가. 가고 싶은 주점과 초원 편의점에서 황태와 명태를 안주 삼아 마시는 맥주는 사진만 봐도 당장 전주로 달려가고 싶어지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전주하면 ‘콩나물 국밥’을 빼놓을 수가 없다. 책 만큼 콩나물도 좋아하다보니 서울에서도 종종 혼밥할 때면 망설임없이 고르는 메뉴라서 그런가, ‘삼백집식과 남부시장식’ 이란 글자만 봐도 군침이 돌았다.
“그래서 어디가 가장 맛있는데?”라고 물으신다면 가르쳐드리는 게 인지상정! 하지만 너무 어려운 문제다. 길을 막고 “전주 콩나물국밥 맛집이 어디인가요?”라고 물으면 의견이 분분할 거다. 차라리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은요…” 하고 거리순으로 알려주는게 서로에게 용이하지 않을까. 202쪽
얼마나 다행인 답변인가. 어딜 다 맛있으니 그냥 여행하다 매일 매일 목적지에서 가까운 곳 국밥을 맛보면 된다니 전주는 책만 읽으러 가도 좋고, 맥주를 마시러 가도 좋고, 국밥을 먹으러 가도 다 좋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 책의 단 한장의 사진을 꼽으라면 ‘세계 평화의 전당’ 이다. 한옥마을이 아니어도 이토록 푸르고 ‘두더지와 래트 그리고 오소리와 두꺼비’가 살고 있을 것 같은 풍경이라니 무언가를 채우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비우기 위한 여행으로도 ‘전주’는 완벽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거기서 거기였던 전주가 이제는 여행이 아니라 한 달을 살아봐도 좋을 것 같은 장소처럼 다가온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전주를 올해는 꼭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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