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성냥을 켜다
  • 단지의 두 사람
  • 후지노 치야
  • 13,500원 (10%750)
  • 2026-04-10
  • : 920
#단지의두사람 #후지노치야 #빈페이지 #50 #친구

<단지의 두 사람> 노에치와 낫짱은 유년시절부터 같은 단지에서 자란 절친이다. 어른이 되어 각자 서로 다른 곳으로 떠난적은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다시 고향의 아파트 단지로 돌아왔다. 공부를 잘했던 노에치(본명 오타 노에)는 대학교 시간강사로 운전을 하기 때문에 멀미로 인해 먼 곳에 갈 수 없는 낫짱(사쿠라이 나쓰코)의 발이 되어주기도 한다. 낫짱은 엄마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엄마는 친척 간병을 하기 위해 현재 아파트에는 낫짱 혼자 지내고 있다. 혼자 지내는 낫짱의 집에 노에치는 거의 매일 퇴근을 집이 이곳으로 하기 때문에 저녁 역시 두 사람이 함께 할 때가 많다. 이렇게만 봐도 낫짱과 노에치의 삶은 누구보다 여유로워보인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나이는 50. 그저 같이 밥먹고 놀기만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당장 먹는 것부터 시작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노에치는 먼 곳까지 통학하며 시간강사일을 하고 있고, 이전보다 인기가 시들해져 일감이 많지 않은 낫짱은 중고 거래 어플을 이용해 물건을 팔아주고 중개수수료 몫을 챙기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낫짱의 수입과 지출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물건이 잘 팔린 날에는 호화로운 식사를 하기도 하고, 때때로 퇴근길에 과일산도(샌드위치)를 사오는 노에치와 맛있어! 하며 먹는 장면을 보면 우리의 월급날의 시작과 끝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사먹는 것, 나누는 것 외에도 ‘중고 물품‘을 바라보는 낫짱의 태도도 인상적이었다.

이 나라에서 단 한명이라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된다니, 나쓰코는 종종 멋진 시스템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팔릴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물건일지라도 이 세상에 누군가 한 사람 정도는 흥미를 갖고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 사람에게만 닿으면 된다. 31쪽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물건 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노에치에겐 낫짱이, 낫짱에겐 노에치가 그렇게 서로를 위해 발이 되어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주는 손이 되어주는 것. 단지의 나이든 어르신들도 쉰이 넘은 두 사람을 여전히 아이처럼 바라보며 두 사람의 우정을 부러워한다. 개인적으로는 음식을 나눠먹는 것 보단 영화를 같이 볼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참 부러웠다.

커피를 끓인 뒤 그물 선반에서 DVD를 골라, 약간 영화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오랜만에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를 봤다. 양조위와 장국영이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는 권태기 게이 커플을 연기한 작품이었다.(...)
방 안에서라면 무책임하게 지껄이든 무슨 상관이랴. 82-3쪽

같은 영화를 매번 열심히 감탄하며 볼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정말 부럽다. 혼밥을 시작으로 혼자서 하는 것이 이제 편하고 좋아진 세상이지만 이런 친구는 확실히 한 명은 꼭 있었음 좋겠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