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성냥을 켜다
  • 대오염의 시대
  • 정선화
  • 18,900원 (10%1,050)
  • 2026-02-19
  • : 840

대오염의 시대



위험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면 대중의 인식 또한 과학과 발을 맞춰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위험 소통은 위험의 과학적 관리를 위한 핵심 요소다.(중략)

소통의 실패는 곧 과학의 실패이자 정책의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52-53쪽


생활의 편리를 위한 기술, 그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물품을 생산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경제적인 측면의 비용절감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우선일 수 밖에 없다. 자본을 움직이는 기업들은 당장의 손해를 피하기 위해 ‘명확하게 증거가 존재하는 위험’이 아니라면 안전을 위한 명목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비용이 급격하게 오르는 선택을 자발적으로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정책과 제도 그리고 이를 감시하고 고발자로서의 역할을 가진 언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오염의 시대>의 시작은 과거와 달리 ‘보이지 않는 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하며, <침묵의 봄> 출간 이후 직간접적으로 축척되어 온 오염에 대해 사례를 토대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수은이나 납 중독처럼 이미 잘 알려진 사건들도 있지만 ‘염색 샴푸’에 포함되어 있던 독성 물질에 대해서는 사실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었다. 다만 독성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제재하거나 동물 실험에서 발암 증상을 보였다고 해서 인간에게도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험성과 비판을 받더라도 역학 연구가 여전히 필요하기 마련이다. 안타까운 건 위험 물질을 연구하고 확인하는 작업이 다학제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프레온 가스의 위험성을 증명한 특별한 경우도 존재한다. 또 앞서 자본주의와 관련해 비용(원가)절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만큼 최소 비용으로 생산량을 높이는 것 또한 주요한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러브버그 문제가 깊이 와닿았다.


까맣게 들러 붙은 러브버그들을 보며 살충제를 뿌려 일시에 퇴출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 DDT와 같은 살충제의 무분별한 살포가 불러왔던 환경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일부 지자체는 ‘친환경 방제’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105쪽


DDT와 관련된 문제가 무엇인지는 이전 부분에서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요약하자면 모기퇴치와 함께 농작물 생산량을 높일 수 있었던 DDT가 인체와 토양에 흡수, 오염을 일으키는 정도가 크며 무엇보다 생태계를 파괴하여 문제가 된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를 ‘화학오염이 생물다양성 손실이라는 훨씬 더 큰 문제의 일부(107쪽)’라고 언급했다. 그런가하면 잘 알려진 것처럼 나라별 규제의 정도가 다르거나 아예 없는 국가들도 있는데 비교적 최근 제재의 대상이 된 ‘과불화합물’ 부분도 집중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물, 그것도 생수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이런 오염물질의 위험성을 고발하거나 선동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진 않는다. 오히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 앞서 프레온 가스처럼 극적인 상황을 놓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안내해준다.


위해성 평가의 편향이나 불확실성도 진전된 과학적 검증 과정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 역학, 독성학, 기전 연구를 통합해 각 분야의 편향을 검증하는 ‘삼각 검증’이 대표적인 사례다. 205쪽


프롤로그 마지막 문단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자’(14쪽)라는 문구가 있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나 또한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열심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서평에는 어쩌면 가장 대중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내용은 일부러 넣지 않았다. 다만 위의 내용들을 토대로 무엇이 어떻게 문제가 되고 해결되어 가는 과정에 놓여있는지, 또 이런 과정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다. ‘대오염의 시대’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을 가족을 생각하는 눈으로 바라본 저자의 따스함 또한 느껴지는 책이었다.


#대오염의시대 #정선화 #푸른숲 #환경오염 #과학 @prunsoop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