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을 연주하는 특별한 기술은 없다. 올바른 음을 정확하게 건드리면 악기가 스스로 연주할 뿐이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57쪽)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는 잘 알려진 천문학자들과 음악가들을 각각 조율, 변주, 불협화음 그리고 공명이란 주제로 탐색해본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함께 ‘조율’ 이란 주제로 등장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케플러’다. 바흐는 잘 알려진 것처럼 지금 우리가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음악을 있게 해준 사람, 그야말로 아버지 격인 사람으로 오랜시간 교회음악을 작곡한 사람이기도 하다. 케플러 역시 신앙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신의 의도와 설계를 다름아닌 하늘에서 찾으려 했던 사람이다. 바흐가 음악을 하늘로 보냈듯이 케플러 역시 땅을 위한 도구였던 망원경을 제일 처음 하늘로 향하게 방향을 바꾼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스릴러 소설에서 마주할 법한 공통점도 있는데 이는 곧 이 책을 읽게 될 분들을 위해 비밀로 남겨두겠다. 맨 위에 발췌문을 서평 시작으로 둔 이유는 ‘올바른 음을 정확하게’라는 표현에서 이미 음악이 ‘수학적’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문장처럼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변주편에서 갈릴레이와 드뷔시편은 한층 더 흥미진진한 비교로 출발한다.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던 드뷔시의 반전 인성이 이 책에서도 등장하기 때문에 역시나 2부도 결코 지루하지 않다. 특히 갈릴레이의 아버지, 그가 누구였냐면 1부에서 등장했던 음악에서 평균율을 찾아낸 ‘빈센초 갈릴레이’다. 갈릴레이는 달의 표면이 결코 매끄럽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이기도 정설이었던 무거울수록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주관이 틀렸다는 것을 밝힌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는 잘 알려진 것처럼 교황청의 반대로 인해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그가 남긴 다음의 말을 통해 학자로서의 자신의 의견을 결코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경은 천국이 가는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110-111쪽)
안타깝게도 갈릴레이의 시련은 죽을 때까지 이어져 장례식조차 치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한 제자들이 나중에 제대로 된 무덤으로 옮길 당시 손가락 뼈 몇개를 훔치는 일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과학과 예술의 혁명은 언제나 손가락에서 시작됐다.’는 말이 상징적으로 다가왔다. 갈릴레이와 함께 등장한 드뷔시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숨겨졌던 그의 인성을 알아버려서 정도로 마무리 하고 싶다. 3부 불협화음은 음악을 떠올렸을 때 결코 놓칠 수 없는 쇤베르크가 등장한다. 천문학자는 하이젠베르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별빛을 통해 핵융합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한스베테까지. 앞의 1, 2부도 흥미로웠지만 3부는 같은 상황 다른 선택이라는 지점에서 쇤베르크와 하이젠베르크의 상황에 깊게 빠져들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새로운 위협 앞에서 떠나는 대신, 조국에 남아 나치정권과 타협하는 길을 선택했다. 선구적 물리학자들이 연이어 독일을 떠나면서 과학이 무너지고 있었기에 그 잔해 속에서 독일 물리학을 지키고자 홀로 남았던 것이다. 그의 선택은 단순한 충성이 아니었다. 조국의 학문적 유산을 보호하려는 고뇌 어린 결단이었다. 161쪽
물론 저자의 말처럼 하이젠베르크의 속내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며 외로움을 자신의 자화상에 담아낸 쇤베르크의 이야기도 꼭 언급하고 싶었다. 사실 쇤베르크를 떠올렸을 때 ‘아름다움’ 보다는 ‘난해함’, 작곡자인 쇤베르크 뿐 아니라 그의 음악을 추종하는 이들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해질 정도였다. 책에서도 등장하는 것처럼 백남준의 졸업 논문이 쇤베르크였고, 그와 관련된 작품이 존재할 만큼 그의 작품을 해설하며 쇤베르크의 작품을 지나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쇤베르크 뿐 아니라 드뷔시 그리고 베토벤 그리고 달까지 백남준의 세계에서 이들을 감상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권하고 싶다.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별자리를 헤아리고, 피아노 혹은 음표를 따라 전진하는 선율을 따라 마음을 헤아린다. 그러기 위해선 맨 처음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음’을 두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삶이 어떠했고, 사랑과 최후마저 드라마틱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고뇌할지언정 멈추지 않았던 그 열정만큼은 독자들에게 오래도록 남아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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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joos_story 우주 모집, 롤러코스터 출판사 도서 지원으로 우주서평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