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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을 켜다
  • 영어 마인드셋의 기적 20
  • 서보경
  • 17,100원 (10%950)
  • 2026-01-30
  • : 110


영어 마인드셋의 기적 20

서보경 2026 세종서적




단기 어학도 다녀오지 못한 나의 영어실력은 아주 간단한 응대 수준으로 스몰토크 조차 불가능하다. 그런 나도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있었으니, 내년을 목표로 영어로 전시해설을 하는 것이었다. 한국어로 만 10년을 했으니 이제 외국인 관람객을 상대로 활동하고 싶은 바람이 무리는 아니었다. 스크립트는 어떻게든 외운다하더라도 질의응답은 어떻게 할 것이며 누가봐도 정통국내파 발음은 제대로된 영어 공부를 하기도 전에 나를 절망케 했다. 그런데 '영어 마인드셋의 기적 20'이란 책을 발견했다. '영어로 생각하라, 뭐 이런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영어마스터 비법서'랑은 무언가 달랐다.


당신의 귀가 막힌 게 아니다. 머릿속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다. 오늘부터 무작정 이어폰을 꽂는 대신, 먼저 텍스트를 읽어라. 그 작은 순서의 차이가 당신의 영어 인생을 추월차선에 올려놓을 것이다. 41쪽


방구석에서 이어폰을 꽂고 1시간 동안 토익 지문을 들었던 경험이 내게도 있었다. 물론 이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작정 듣기 전에 필요한 과정, '데이터 심기'가 선행되어야 했다. 직접적인 지문을 보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들으려는 지문의 주제와 핵심 단어를 먼저 접한 후 들어야 지루하지 않고 익숙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가하면 이 책을 통해 '확' 와닿았던 부분, 영어를 명품백처럼 대할 것이 아니라 '택배' 이자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유려한 발음으로 자랑하듯 하려면 24시간 영어만 해도 부족할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영어권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영어로 생각하려는 시도때문에 핵심을 말하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해외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오히려 제2외국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근무한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영어 마인드는 대단한 국제회의나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엥서만 필요한 스킬이 아니다.(...) 영어를 진열장에 모셔두는 '트로피'처럼 대하지 마라. 영어는 억울할 때 소리치고, 기쁠 때 환호하기 위해 움켜쥐어야 하는, 현실적인 '생존 무기'다. 83쪽


책을 읽으면서 특히 마음이 놓였던 부분은 영어권에서 태어난 사람들 중 제2외국어를 할 수 있는 비율이 30%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반면 한국에서 태어나 영어로 대화를 하고 업무까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렇다고는 해도 사업이나 연구 발표에서 이를 무기삼아 쉬운 단어로 짧게만 말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들어서 안되면 읽어서라도 준비하라고. 이를 '근육 기억' 5단계라고 표현였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시뮬레이션, 두괄식 작성(결론부터 말하기), 낭독훈련(1~50회까지 소리 내어 읽기), 임계점 돌파(50회 이후부터 100번까지 말하기). 마지막으로 키워드 스피킹. 스크립트 없이도 핵심 단어만 보고도 문장 전체를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준비가 된 것이다. (113쪽 참조)


실제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전시해설 준비를 할 때나 독서지도를 위한 강의를 할 때 혼자 집에서 자료를 안봐도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이 없을 정도가 되기 전까지는 줄곧 연습을 했었다. 그렇게 연습을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들, 특히 작품을 창작한 작가가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질문하는 경우에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그런 맥락에서 영어도 말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연히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제2외국어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익히는 단어의 양은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니 그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약어나 농담들까지 능숙해지길 기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무리였다.


이제 머리와 입 사이에 있는 거대한 '검문소'를 철거하자.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그려서라도, 써서라도, 온몸을 써서라도 전달하라. 그 뻔뻔함이 당신을 다음 레벨로 이끌어줄 것이다. 190쪽


발음은 좋지만 사용하는 단어가 유아틱 하거나 저급하다면 결코 그에게 영어를 잘 한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발음이 좋지 않더라도 핵심 단어가 정확하게 들리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한다면 누구도 그의 발음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외국인들의 반응을 비교한 영상을 너튜부에서 찾기란 정말 쉽다. 그런데도 명품백처럼 영어를 대했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한다. 또 영어에 노출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몇 번 몰입하다 그만두었던 잘못된 방식도 이젠 다 비워야겠다. 이 책을 통해 생각이 바뀌었으니 이제 100회 반복과 같은 실천을 통해 영어로 전시해설을 해내고야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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