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꿈속처럼 황량한 분위기 때문에 두려움은 약해진 것 같았다. 그래도 죽음의 이미지가 다가왔다. 도로에 말라붙은 개구리, 쓰레기통에 버린 아빠의 망가진 시계, 죽은 사람이 묻혀 있는 무덤의 비석, 전신주 옆에 죽어 있던 까마귀. 엄마가 접시에서 긁어내어 쓰레기통 입구에 버린 식은 음식.
하지만 이 단순한 상징을 어머니라는 복잡한 현실과 동일시할 수는 없었다. 대니가 없었을 때도 어머니는 있었다. 대니가 다시 존재하지 않을 때에도 어머니는 계속 존재할 것이다. 대니는 자신의 죽음은 납득할 수 있었다. 217호 실에 들어갔을 때부터 그것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은 아니었다.
아빠의 죽음도 아니었다.
절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