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eunmibooks 2023/10/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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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 정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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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3-09-07
: 4,920
연휴가 길었던 이번 추석,
모처럼 친정식구들과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한옥펜션까지 예약을 끝낸 상태여서 다들 들떠있던 참인데 여차 저차한 이유로 캔슬 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지만 여행은 다음을 기약하고 주택에 사는 동생네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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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휴 며칠 전부터 내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일교차 탓이려니 여기며 푹 쉬면 낫겠지 싶었는데 웬걸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아파졌다.
결국 즐거운 술자리가 이어지는 동안 나는 꼼짝없이 누워 잠만 잤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디찬 맥주, 올케가 말아준 파란 빛깔 하이볼, 새벽까지 이어지는 깔깔거리는 수다를 멀리한 체.
(지금은 멀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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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주당이라기보다 함께 있으면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에 가까운 사이다.
삼남매가 워낙 유머스러운 농담을 잘하는데다 그의 배우자들 또한 티키타카가 잘 맞아 그야말로 오가는 대화가 즐겁다.
또 육아나 삶에 대한 고민도 가족끼리 많이 공유하는 편이라 깊은 이야기들이 술잔과 함께 새벽까지 오간다.
이렇게 즐거운 술자리에서 유일하게 느껴지는 빈자리. 술을 어지간히도 좋아하셨던 아빠에 대한 추억 이야기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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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아프고 술이 고팠던 명절 연휴에 이 책을 읽으며 위로 받았다.
작가님의 글빨인지 술빨인지 아무튼 버릴 에피소드가 하나도 없을만큼 깔깔거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책장을 넘겼다.
아프리카 초원, 사과나무에서 떨어진 사과가 향긋한 사과주로 발효되고 그 사과주를 먹은 동물들이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되었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이야기는 정말 궁금해서 찾아보려던 차에 마지막 글을 읽고 빵 터져버렸다😆
작가님의 글빨에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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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술 하나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너무도 다양하다.
누군가에게는 아픔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있다. 어릴때는 아빠가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술에 관련된 모든게 싫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아빠 나이가 되어보니 너무도 알겠다.
순탄하지 않았던 아빠의 삶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하셨는지.
그런 아빠에게 술이 얼마나 의지가 되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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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술 #오늘뭐먹지
술과 안주에 관한 에세이 두 권을 진짜 재미있게 읽었는데 요책도 함께 강력추천하고 싶다.
술로 연결된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에세이였고 술에 취했던 어느날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준 반갑고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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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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