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4명의 젊은이가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도쿄의 인력회사 소개로 지방의 한공장에서 파견사원으로 일했다는 점. (그들이 했던 일은 디지털카메라를 조립하는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경기 불황을 이유로 회사는 그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한다. 졸지에 직장을 잃고, 회사 기숙사에서도 쫓겨나게 된 그들은 할 수 없이 원래 살던 도쿄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은 내친김에 걸어서 도쿄까지 가겠다고 말한다. 거리는 600km 이상.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00km 라고 하니, 그보다도 1.5배가 긴 거리를 걸어서 이동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직 젊고, 때는 여름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선뜻 동조하기 힘든 결심이다.
처음에는 미쳤다고 펄쩍 뛰던 나머지 세 사람은, 하루 정도야 괜찮겠지 하면서 조금만 여정에 동행해보기로 한다. 하루 걸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 기차를 타러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한달 여의 기나긴 여정을 정말이지 두 발로 걸어서 도쿄까지 향하게 된다.
거친 말투에 불만이 많지만, 그만큼 냉철한 신야
팀의 분위기 메이커와 얼굴 마담 역할에 충실한 중국 잔류 3세대 호센
도보여행을 처음 제안한 사람이자, 야영의 달인. 하지만 큰 덩치와 다르게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슈고.
주인공인줄 전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주인공 이었던, 가장 평범한 청년의 대표주자. 요스케.
처음에는 그저 재미삼아 시작한 도보여행은 신야의 블로그를 통해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이에 매스컴에서 주목하게 되면서, 점점 판이 커지고 만다. 그야말로 ‘반짝 스타’가 된 네 사람은 과연 무사히 도쿄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청년 실업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이웃나라 일본도 비슷한 고민들을 안고 있구나 싶어서 슬프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정말, 이 책의 제목처럼, 괜찮은 내일이 올까? 지금 하루 현실이 힘들고 고될지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 보기로 한다. 내일이 되기 전에는 결코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이니까.
“너는 어떠냐, 요스케?”
당혹스러웠다. 꿈이란 걸 품어본 적이 없어서다.
“모르겠어. 언젠가 어느 회사에 정규직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좋아하는 여자애랑 결혼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 하지만 20 몇 년을 살아오면서 뭐가 되고 싶다든지 무엇을 하고 싶다든지 하는 꿈을 품어본 적은 없어.”
초등학생 시절에 교사한테 받는 제일 언짢은 질문 두 가지가 ‘친구는 누구니?’와 ‘장래희망은 뭐니?’였다. 아무리 어린이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실례 되는 질문인 것이다. 꿈이 없다는 것이 늘 그의 콤플렉스였다.(p.51)
요스케는 공장 기숙사 생활 따위에는 미련이 없었다. 주차장 옆 쓰레기 분리수거함에 모두 집어넣었다. 번거로운 목욕수건, 파자마, 바지, 쓰지 않은 노트, 버리지 못한 잡지, 책과 CD……. 가연성, 불연성, 재활용 등 세 종류로 나눠서 하나하나 버렸다. 일단 분류를 시작하자 기분이 상쾌해져서 자기가 소유한 다른 것들까지 다 버리고 싶어졌다. 뭔가를 버린다는 것이 이토록 기분 좋은 일인 줄 몰랐다. 이참에 지난날의 자기 자신도 내다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p.56~57)
“저 쪽에서 몰려들기 전에 선수를 치자는 거야. 먼저 나서서 사실을 전부 밝히고 모든 관계자들에게 성실하게 대응하는 거지. 물론 사죄도 포함해서. 말썽이 생겼을 때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방법이야.”
(중략)
“물론 신속, 철저, 성실이 정답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대응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 체면이니 자존심이니 하는 것들 때문에.”
(p.265)
“나는 복잡한 얘기는 몰라요. 하지만 과거에 잘못이 있다고 해도 사람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로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만 됐으니까 바비큐나 즐겨요, 우리.”(p.282)
여행을 하면 사람이 달라진다. 그것도 두 발로 몇 주 동안이나 계속 여행을 하면 달라지지 않을 수가 없다. (p291)
“나는 내가 저지른 죄에 짓눌려 살았어. 늘 나를 포기하고 살았지. 나 같은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가치 없는 놈이다. 하지만 그건 잘못이었어. 그래서, 결심했어. 이 여행을 끝까지 해내면 나 자신을 살리기로.”
(중략)
“그래. 모두들 하고 있는 일이지만 나는 못 했던 거야. 나는 이 행진을 끝까지 걸어내면 나 나름의 행복을 찾아보려고 해.”(p.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