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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의 이야기
  •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 헤티 판 더 레이트.프란스 X. 프로에이
  • 16,650원 (10%920)
  • 2007-01-31
  • : 12,770

 아기가 태어났다!!

 10달을 배 속에 품고 가슴에 품은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아기를 낳던 날 깨닫게 되었다. 임신해있었던 40주 동안 얼마나 가슴 졸였으며 얼마나 두근거렸고 얼마나 두려워했던가. 아기는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강했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큰 용기로 세상 밖으로 힘차게 나와주었다.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정말로!!! 그런데 그 후를 생각하지 못했다. 임신기간 동안 대체 나는 무엇을 한 것인가??

 

 임신한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이제 아기가 태어나면 뱃속에 있을 때가 편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나를 안타깝게 혹은 짓궂게도 바라보았다. 그때 그 말을 새겨들었어야 하는 것을,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없다는 옛말을 믿었어야 한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함을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아이를 낳기 전에 한 번의 유산을 겪은 나는 뱃 속 아기의 건강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이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것처럼 먹고, 잠자고, 임신 책을 읽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병원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집에서 초음파 기계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건강하게 얼른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태교를 했다.

 

 2013년 3월 30일 정말로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얼마나 감사합니다를 가슴으로, 입으로 말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오는 동안 꿈에도 앞으로 어떤 생활이 펼쳐질지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답답함을 싫어하였기에 산후조리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3일 만에 우리 집으로 퇴원했다. 친정엄마와 산후도우미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 엄마가 와있는 3주 동안 아기를 몇 번이나 안아보았을까? 2주 동안은 모유 수유로 인한 스트레스로 아기를 안는 것이 마치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군인의 심정이었고 아기는 군인에게 붙잡힌 포로처럼 상상 그 이상으로 울었다.

 

 모유 수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자 내 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작고 여린 예쁜 생명이 안쓰러워 안는 것도 젖병을 물리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아기는 점점 더 우는 횟수가 늘어났고 점점 더 놀아달라고 했으며 점점 더 밤잠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난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엄마가 알려주던 놀아주는 방법도, 도우미 선생님이 알려주던 돌봐주는 방법도 엄마가 떠나고 도우미 선생님이 오시지 않으니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아기는 울고, 먹고, 울고, 자고를 반복하는데 그 우는 강도가 점점 더 커지더니 엄마를 울릴 만큼의 강도까지 커지지 시작했다. 대체 아기는 왜 우는 것일까? 대체 아기에게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왜 임신한 동안 임신 관련 책만 보고 육아책은 쳐다보지도 구입해놓지도 않은 것인가?! 대체 엄마가 된 나는 무엇을 준비했단 말인가!!


 초보 엄마라고 말하는 것도 미안할 만큼 육아에는 아무것도 준비되어있지 않은 내게 이 책은 구세주 같았다. 아기에게는 더 많이 우는 기간이 있다는 것도, 아기가 점점 더 잠이 줄어드는 것도, 먹는 양을 조절하고 노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의 관계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다. 책은 아기가 태어난 1주부터 20개월까지의 아기의 발달 특징을 알려주고 있다. 아기들은 스스로 잠이 들 수 없다는 것을 읽었을 때 태우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눈물이 글썽거렸다. 몰랐기에 아기에게 화를 내고 속상해한 시간이 미안해서 참 많이도 울었다.

 

 책에는 아기와 놀아주는 방법과 아기의 주수에 따라 노는 시간이 나와있다. 아기는 태어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노는 시간이 늘어나지만 아기가 놀고 싶어한다고 계속 놀게 해주는 것은 금물! 아기는 활동에 따라 피곤함이 쌓이게 되므로 피곤을 풀기 위해 자야 한다. 낮잠을 잘 자야 다음 놀이도, 분유도, 밤잠도 잘 자게 된다. 아기가 졸릴 때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엄청난 크기의 후폭풍이 밀려오므로 아기가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말고 바로 낚아채 재워야 한다. (<- 이 책에서 가장 감사한 지식!!)

 

 아직 태우는 11주를 보내고 있어 책 후반부가 강하게 와 닿지는 않지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 후 다시 내 아기의 주수를 찾아보게 되면 아기의 행동의 이유와 어떻게 발달할지 알게 되니 좋았다. 지금도 안방에 놓여있는 이 책. 태우가 한 주씩 커갈 때마다 책에 꽂아 있는 책갈피도 이동한다.

 

 임신한 친구에게, 후배에게 이 책을 선물하며 이 책이 그 어떤 비싼 출산선물보다 큰 도움과 기쁨을 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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