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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의 이야기
  • 오, 나의 남자들!
  • 이현
  • 12,150원 (10%670)
  • 2011-05-20
  • : 387


투명한 물방울이 풀잎위로 톡톡 튀어오르는 것이 가능할 것 같은 느낌. 그런 시절이 있었다. 파란 하늘의 파람이 싱그러워 어쩌지 못했을 것 같은, 솨아아아~~ 내리는 소나기가 음표들이 우르르 쏟아져내리는 것 같아 소리내어 웃으며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뛰는 발걸음이 더 크게 들리는 듯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몰랐던,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이 너무나 밝고 투명하며 푸르르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책 속에서 마법처럼 되살아난다.



나금영. 그녀를 둘러싼 사연있는 10명의 남자들이 목차를 채우고 있다. 전두환에서 강동원에 이르기까지의 남자들의 이름이 17살 나금영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 것일까라고 궁금증을 갖고 읽기 시작한 책은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생각나게 한다. 레모네이드를 마신 후에는 핑크레모네이드도 추가해야 할 것 같고 그것마저 다 마신 후에는 적당히 쓴 아메리카노로 마무리를 하면 될 것 같다.



친구에 둘러싸이고, 부모님의 품 안에서 보호받고,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마음껏 흔들릴 수 있는 10대. 그 시절은 무언가에 흔들리지 않고는 안되는 것처럼 아주 작은 하나에도 흔들리게 된다. 꿈만이 아니라 미래, 친구, 사랑, 하다못해 연예인에게도 흔들리게 되는 것이 10대이다. 자신을 둘러싼 지긋지긋한 걱정거리와 불안거리로부터 독립하고만 싶던 그 시절이 지나고 나서야 10대만이 제대로 된 독립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만을 둘러싼 것들에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어떻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청소년문학을 좋아한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리워져서 가슴이 아릿한데도 그 시절의 이야기는 삶을 돌아보고 다시 주먹을 불끈 쥘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준다. 청. 춘. 청춘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어린 10대의 시간은 대체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데굴데굴 배를 잡고 구르게 만들다가도 가슴이 아릿해서 책을 덮게 하고 숨을 몰아쉬게 하며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어 혼자 주책이네라고 중얼거리며 눈물을 닦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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