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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새의 이야기
  •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 신현림 엮음
  • 9,000원 (10%500)
  • 2010-04-04
  • : 20,325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 삼 십 세 , 최승자

 

 

 딸아, 라고 불리는 제목에 마음이 출렁인다. 철썩철썩 치는 파도는 아닌데 출렁 출렁 마음이 출렁인다. 딸아라는 말만으로도 가슴이 출렁이는데 외로울 때는 이란 말에 흔들거리는 배 위에 서 있음을 알게 된다. 마음에 울렁거림이 있는 것은 배 위에 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앞으로 나아가는 배를 타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배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기에 흔들거리는 것임을 그 배 위에 내가 있기에 내 가슴은 출렁거리는 거였음을 그러니 내가 외로운 것은 괜찮은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해 본다. 이 시집이 내게 이야기 한다. 외로우면 어떠냐, 너는 서른살이 넘었으며 너는 딸안데 어떠냐 괜찮은 게 있을리 없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괜찮지 않은게 모가 있더냐, 다 괜찮지 않았더냐라고 내게 말한다. 그렇다 난 딸이고, 지독히도 외로운 삼십세가 넘은 서른 한 살이지만 시를 읽을 수 있는데 뭐가 어떻단 말인가.

 

 실은 책의 위의 부제에 난 아닌가보다 했다. 이 시를 읽기 바라는 대상이 나는 아니가 했다.

< 지금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당신에게 주고 싶은 시 90편 > 이란 부제에 나는 아닌가보다 했다. 지금의 나는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이미 흘려보냈다고 생각을 했는데 90편의 시 하나 하나를 읽고 나니 시가 찾는 이가 나다. 시가 원하는 이가 나고, 시는 이미 진작에 나를 위해 노래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녕 이 순간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시를 읽다 보면 차례대로 읽게 되지 않는다. 우선 내가 좋아하는 시인을 찾게 되고 바람결에 넘겨진 페이지에 적힌 시를 읽기도 하고  읽었던 시를 또 읽기도 한다. 그러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생각을 하고 그리워하고 애달파하고 과거에 아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하늘이 예뻐보이게 만들었으며 밤하늘의 별을 노래하게 만들었고 다시금 아침을 맞이하는 일이 두근거리는 일임을 알게 해 주었다. 31살이 되면 가슴 설레이게 하는 무언가를 찾지 못하게 되는 듯도 하다. 차에 시집을 두고 아침에 회사 출근 전에 한 편씩 시를 읽어보기로 한다. 외로워지지 않기 위해, 외로워지더라도 혼자라고 느끼지 않기 위해. 참 좋은 시집, 참 예쁜 시집이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일러스트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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