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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책방
  • 뭐 어때!
  • 사토 신
  • 11,700원 (10%650)
  • 2016-08-31
  • : 403

'뭐 어때!'라는 어감 만큼 경쾌한 표지의 책 <뭐 어때!>를 만났다. 처음엔 나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장님은 내지 말라고 했지만 뭐 어때! 라는 띠지 말처럼 쳇바퀴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하루 숨통을 틔여주는 말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입이 세모인 적당씨는 먼저 4살 쌍둥이들한테 걸렸다. 


입이 세모야! 하고 웃더니 당장 읽으란다. 

지각을 하고, 개한테 고양이 사료를 주고, 넥타이를 엉망진창으로 매고 출근을 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탄 적당씨를 얼마나 이해할까 싶은데, '뭐 어때!'를 신나게 따라하다가 적당씨가 버스에 가방을 놓고 내린 장면에서 딱!!

"무서워." "어떡해, 가방을 놓고 내렸어." 막상 적당씨는 뭐 어때! 하는데 이놈들은 뭐 어때!가 안된다. 


참으로 헐렁한 내가 참으로 헐렁하게 아이들을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나보다. 그러고보니 웬만하면 괜찮은, 내 앞에 있는 이 두 놈은 뭐가 빠져있거나 옷에 뭐가 묻으면 울상을 지으면 어떻게 해? 한다. 어쩌면 아이들 본성에 강박이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괜찮아. 적당씨가 뭐 어때!" 하잖아. 수영하다 옷을 다 잃어버리고, 팬티만 입고 회사 앞까지 걸어온 적당씨. 

마지막 반전을 겪고나서도 '뭐 어때!'를 외치는 적당씨를 보더니 애들은 "한번 더!"를 외친다. 


그럼, 생활에서 뭐 어때!를 외쳐대며 엄마 속을 긁을 수도 있을 7살 아이들한테 한번 읽어주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어린이집에 가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그때 같이 읽었다. 

남자 아이들은 표지 그림만 보고도 좋아한다. 두번째 뭐 어때!에서는 다같이 "뭐 어때!"를 외쳐대며 신나한다. 

그래, 친구가 살짝만 앞을 가려도, 살짝만 밀어도, '바보야' 한 마디만 해도 금방 "선생님!" 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한 애들에게 뭐 어때!의 정신이 필요한 순간이 많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책의 마지막, 어떤 사람에게는 망쳐버린 하루, 날려버린 하루가 됐을텐데 적당씨는 아무것도 후회할 일이 없다. 하루 잘 놀았으니. 뭐 어때?는 어쩌면 하루를 후회없이 보내는 주문 같은 걸지도 모르겠다. 현재를 즐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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