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나이조
문학과 만화를 아우르는 감정의 독재자들을 선정했다. 이들 작품에 나는 "천재의 숨결을 느낀다"는 수식을 다는데, 이건 단련된 스킬의 문제가 아니라 말그대로 독자의 감정을 마구 주무르는 이들의 본능적 감각에 찬탄을 금치 못하는 이유에서다.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 농담
  • 밀란 쿤데라
  • 12,600원 (10%700)
  • 1999-03-20
  • : 13,395
"미루어진 복수는 환상으로, 자신만의 종교로, 신화로 바뀌어버리고 만다. 그 신화는 날이 갈수록 신화의 원인이 되었던 주요 인물들로부터 점점 더 분리되어 버린다." 오래전 날리지 못한 따귀는 그저 영원히 사라져버릴 뿐이다. 밀란 쿤데라의 무서운 점은 정말로 자신이 뭘 쓰는지 알고 쓴다는 점이다. 쿤데라의 언어는 목표물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가 몸통을 꿰뚫는다. 그게 감정이든 사물이든.
  • 사랑해야 하는 딸들
  • 요시나가 후미
  • 4,500원 (10%250)
  • 2004-05-29
  • : 1,860
위의 쿤데라와 어느 정도 비슷한 이유. 요시나가 후미는 인생의 비밀을 알고 있다! 너무나 명민한 이 작가는 진실을 쉽게 깨치고, 그만큼 쉽게 보여준다. 범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감탄하는 것 뿐이지만. 특히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는 세 친구의 에피소드는 강추.
  • 체호프 단편선
  •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 6,300원 (10%350)
  • 2002-11-20
  • : 16,755
심해 심해 심해. 심하게 잔인한 소설들. 단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의 귀감. 특히 [페스트]는 대단하다. 제목부터 냉엄한 [베짱이]도 재밌고. 체홉 앞에서 독자의 감정은 탄성좋은 고무줄이 된다. 작가는 그걸 거대한 악력으로 잡아당겼다 틱 놓아버리고, 독자는 끊어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과 함께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 세상 끝의 사랑
  • 마이클 커닝햄
  • 11,250원 (10%620)
  • 2005-02-15
  • : 188
<세상 끝의 사랑>은 예쁘고 허무한 소설이다. 손에 잡힐 듯한, 그러나 손을 뻗으면 날아가버릴 듯한 슬픈 잔향을 숨길 생각도 하지 않는 아름다운 장면들이 가득 포진해있다. 마이클 커닝햄의 묘사력에 책장을 넘길때마다 새삼 감탄하게 되기도. 로빈 라이트펜, 시시 스페이섹, 콜린 파렐이 출연하는 영화판도 기대하고 있다.
  • 현재진행형 ing 1
  • 강경옥
  • 3,150원 (10%170)
  • 2001-07-18
  • : 141
강경옥을 말하며 심리묘사를 들먹이는 것은 전혀 새로운 시각이 못된다. 그보다 나는, 이 작가가 알고보면 얼마나 '연애물'에 능숙한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픽션 속 연애에 진짜 공감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사례에 속한다는 점이 굳이 <현재진행형>을 꼽게 만든 이유일 것이다. 사랑에 대한 탁월한 정의는 같은 작가의 단편 <금단의 과일>에도 드러나있다. "후회스러워도, 알몸의 진실이 수치스럽더라도, 나는 이렇게 단 과일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 내 심장을 향해 쏴라 1
  • 마이클 길모어
  • 7,200원 (10%400)
  • 2001-06-20
  • : 170
원한, 복수, 생래적으로 잔혹한 성품, 사회와 종교의 폭력성을 목격한 증인인 저자는 "나는 결코 결혼하지 않을 것이며, 이 불행한 가족사의 고리를 끊겠다"고 비통하게 다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 심장을 향해 쏴라>라는 논픽션은, 마이클 길모어에게 있어 그 자체로 운명에 맞서는 여정이다.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설명하기 위해 딱 하나뿐인 해독제를 찾아헤매는 미혹한 인간의 씻김굿.
  • 껍질의 각인
  • 서문다미
  • 3,150원 (10%170)
  • 1999-11-17
  • : 16
짤막한 이 코멘트 자체가 스포일러가 되리라는 점을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친구가 죽은 기분을 나는 안다. 주인공 소년이 사건의 전말을 깨닫는 장면도 쇼킹하지만, "어떡하지.. 평생 못잊을 것 같아"라고 내뱉으며 그가 터뜨리는 울음은 더 충격적이다. 재능있는 작가 서문다미가 슬쩍 비춰보이는 날카로운 비극의 단면.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