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永井
  •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권남희
  • 12,420원 (10%690)
  • 2020-03-02
  • : 3,239

평소 습관처럼 뒤부터 펼쳤다. 

에필로그를 읽다가 예상치 못하게 눈물이 나온다. 

자기 전 가볍게 넘겨보자는 생각이었는데, 당황스럽다.  

 

그래서 앞으로 돌아가 제대로 읽기 시작했다. 

장르가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시작부터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가 나와서 잠이 확 깬다. 

느긋하게 읽어도 되는데 손에서 놓을 수 없는건 왜지. 

 

이미 한 번 울려버렸으니 이 책에 뭘 더 바랄 것이 없는데,

본문도 재미있어버린다. 

균형 있게 나눈 1장부터 6장까지 

재미로는 어느 하나 빠지지 않지만, 

특히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4장과 5장. 

캐릭터 분명한 할머니와 따님 정하는 

번역가의 가족 이야기라는 사적 호기심과 관심을 채우고도 남는다. 

이 두 장은 따로 한 권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리뷰를 쓰며 마지막 단락을 다시 읽어 봐도 또 눈물이 맺힌다. 

(프롤로그 부분이 아니라 다행이다. 미리보기에서 보이지 않으니)

행복 할 때도 다른 사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작가님은 그걸 할 줄 아는 분. 아니 적어도 그걸 아는 분 같아서..

글쎄. 어떻게 그럴싸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참 괜찮은(좋은) 사람 같다.  

글로 느껴졌다. 어떤 사람인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에세이에 기대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가벼워서 내용 없다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쓴 사람의 색이 들어가지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누가 읽어도, 누구에게 선물해도 매우 좋다(확신. 그래서 10권 샀다).

대상이 따로 느껴지지 않는 글처럼, 참 폭이 넓은 분 같다. 

자칫 어두운 이야기도 발랄하게 표현하는 작가님의 능력이 참 부럽다. 

물론 타고난 성격이겠지만, 그런 삶의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싶다. 

덮고 나서는 작은 뿌듯함이랄까 만족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추천글을 쓰신 정세랑 소설가님의 말을 빌려 인사드리고싶다. 

지금까지 빚진 책에, 그리고 앞으로도 빚질 책에 감사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모아 온, 권남희 번역가님이 번역하신 책들. 

찾아보면 어디 더 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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