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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주소년 - 4집 유년에게
  • 재주소년 (才洲少年) 노래
  • 11,900원 (20%120)
  • 2010-08-19
  • : 314

  

 

 

 

 

  

정규 앨범으로 따지면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기다렸던 재주소년의 네번째 앨범이네요. 

소년에서 어느덧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자연스럽고 편안했습니다. 

멀리 떠나있어서 기다리던 옛 친구가 드디어 돌아왔구나 하는 반가움 반, 기대반으로 재주소년의 앨범을 감상해봤어요. 

 1. 밤새 달리다. 
 

앞뒤로 배치된 묘한 효과음이 독특한 인상을 전해줍니다. 추적추적 빗소리가 한층 음악의 시작을 고조시켜 주네요. 가장 듣기 편한 곡이었습니다.  


2. 소년의 고향 
 
달콤하다고 해야할까요. 힘이 들어가지 않아 편안한 보컬의 매력이 제일 잘 살아난 곡인 것 같아요. 후반부에는 잘 다듬어지지 않아서 더 자연스럽고 왠지 미소가 지어지는 아이들의 합창이 있어 재미있는 곡이네요.. 



3. 미운 열두살 
 

둥그닥 둥하는 기타소리가 곡 전반에 흐르면서 만들어내는 경쾌한 분위기가 좋은 곡이에요. 가사를 어쩌면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운율이 맞게 잘 지었을까 생각하며 귀기울이게 됩니다.    
가장 따라 부르고 싶은 대목을 적어봐요.. 

"너에게 전활 걸어 lady 

오, 넌 지금쯤 하교길이겠지. 

동네가 떠나도록 까르르 웃으며 

친구와 걷네"


4. 유년에게 

앨범 제목이기도 한 '유년에게'에서는 왠지 애절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유년을 추억하며 그 그리움이 절절히 담겨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에 특이하게 뾰롱뾰롱 올라가는 음이 오묘한 여운을 주는 곡이었습니다.


5. 농구공 

청춘 드라마의 주제곡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재주소년다운 곡이랄까요. 소년다운 풋풋함이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으나 지금은 대한민국 평균 키도 안되어 꿈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떨림을 갖고 다시 슛을 날려본다는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어린 시절의 꿈과 좌절, 그렇지만 희망을 그리고 있는 가사가 마음에 듭니다.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 누구나에게나 있지요. 그런 이들에게 바치는 희망가 같아요.. "불안해 하지 마 준비할 것도 없어, 지금 슛을 날리면 돼.."


6. 봄이 오는 동안  

군시절, 사랑했던 이를 위해 썼지만 차마 보내지는 못한 편지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정적인 재주소년의 감수성이 잘 표현된 곡입니다. 잠깐 지나가는, 나즈막한 저음의 나레이션 '그렇게'가 화룡정점인 아름다운 곡이었습니다. ^^ 


7. 손잡고 허밍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이도 하고, 홍대 여신 요조가 피처링한 곡이지요. 싱글로 미리 공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들은 곡이고 요조의 목소리도(예전에도 분명 들어보기는 했지만 요조인 줄은 모르고 지나쳤다가) 처음 들어봤는데 이렇게 이쁜 줄 몰랐네요. 사랑하는 남녀가 두 손 마주잡고 부르면 제격일 것 같은 사랑스러운 듀엣곡입니다.   


8. BECK

일렉트로닉같다가도 중간에는 007시리즈처럼 둥둥대는 기타음이 들리는가 하면 서정적인 통기타 선율이 들리고, 나중에는 힙합댄스 한 곡 추면서 랩을 해줘야 할 것 같은 비트감이 느껴지는 특이한 곡이네요. 재주소년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봐서 신선하고 재미있네요.  
 

9. 비밀의 방 

살랑살랑 잔잔하게 시작되었던 곡이 중반에 오며 머리를 끄덕끄덕 흔들고 싶은 신나는 곡이 되어 버립니다. 갑자기 끊겼다가 포크송의 분위기가 되는 깜짝 반전까지..  모험적인 시도가 눈에 띄는 곡이에요. 


10.머물러줘 

클래식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져 여백의 미가 두드러집니다. 전체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클래식 기타의 운지를 바꾸는 소리까지 녹음이 되어서 마치 옆에서 직접 연주하며 불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자연스럽고 나긋한 보컬이 편안함을 주는 듣기 좋은 곡이었습니다.    


11. 솔직, 담백 

'머물러줘'와 같이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루어진 조용한 곡이에요. 하지만 '머물러줘'는 떠나가는 이에게 애원하는 곡이고 이 노래는 고백을 노래하고 있기에, 이 노래의 많은 여백들은 수줍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에 빠진 마음을 고백하는 가사가 풋풋하고 기타 소리가 영롱하게 느껴집니다.   
 

12. 춤추는 대구에서 
  

재주소년의 4집은 신나는 곡으로 발랄하게 마무리됩니다.  

"지우네. 지워버리네.

처음부터 내 곁에 없던 것처럼.
 

지우네, 지워버리네

아무 희망도 없는 것처럼.

젊음은 가고 우리의 사랑

뜨거운 여름 영원 속으로"

젊음의 치기를 지운다는 뜻일까요. 끝은 새로운 시작이듯이, 지난 일은 깨끗이 훌훌 털기를 바라는 재주소년의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한 곡 한 곡이 모두 버릴 것 없이 재기 발랄하고 만족스러운 앨범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그 시간을 모두 보상하고도 남음이네요.
유년의 추억, 아름다움, 잃어버린 꿈, 사랑, 이별의 편린들을 노래하다가 마지막엔 모두 훌훌 털어버리자며 한바탕 춤을 추며 재주소년은 유년에게 안녕을 고하고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이 가을에 혹은 인생의 가을에 듣기 좋은, 유년에 대한 찬가(讚歌)이자 송가(送歌)인 아름다운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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