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이한. 좋아해 줘서 고마워.”
『재와 물거품』을 통해 먼저 알게 된 김청귤 작가의 신작. 재와 물거품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김청귤 작가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하나같이 다 매력적으로 만드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주인공인 하나뿐 아니라 다른 인물들 또한 모두 각각의 서사를 가지고 있고 그 내용이 모두 마음에 와닿는다.
이야기는 주인공 하나가 의문의 초록색 빛을 맞고 몸이 분리되는 현상을 겪게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나는 연구를 명목으로 연구소에 납치된 후 자신과 같은 여러 피실험자를 만나고, 그중에서도 열여덟 살 소년 '이한'에게 유독 깊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남성의 성 정체성을 가진 이한을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 긍정하며 정서적인 유대감을 쌓아간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작가의 또 다른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덮은 후에는 이 책에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저 사랑이라고 말하기에는 더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 소설이었다. 거대 자본에 얽혀 소시민들이 고통받는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소수자의 고통에 눈길을 던지며 그와 동시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의 따뜻한 감정의 교류를 모두 보여준다.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흘러가던 초~중반부와 달리 결말부가 다소 빠르게 진행되어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오히려 재와 물거품보다 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었다.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