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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징의 탄생
  • 박성현
  • 19,800원 (10%1,100)
  • 2017-03-20
  • : 333

교양으로서 인류진화과학


600만년 전에 인류의 기원이 발생했다는 얘길 들으면, 600만년이라는 시간의 아득함에 현실감각을 놓치기 쉽다. 빅히스토리를 접해보았다면 이 주제가 역사의 연대표에 현미경을 들이미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반면, 고인류학, 뇌과학, 지질학, 기후학 등의 분야를 단편적으로 접해본 사람이라면 좀더 총체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학문분야를 열거한 이유는 <상징의 탄생>이 특정 학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과 그래서 독자적인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는 괜찮은 저술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함이다. 초사회성을 다룬 장대익의 <울트라 쇼설>이라는 책과 비교해보라. 심리실험을 통해 인간의 초사회성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비해, <상징의 탄생>은 작가가 인류진화역사를 풀어헤쳐 "상징능력"이라는 핵심화두로 집약시키는 집중력과 독창성에 놀라게 된다.



현실정치


맹렬한 사회운동가로서 뱅모 박성현의 철학적 배경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600만 년전 최초의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탄생하여 7만년전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세계로 이주를 결행(peopling the earth)한 사건을 역동적으로 관찰하는 것을 넘어 그 한 지류가 한반도에도 이르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일성 독재체제가 한반도내 단일민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본토기원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김일성 일신교가 사이비 진화론에 기초를 두고 평양체제가 인민들을 압살하는 현재의 비정상적 북한을 겨녕한다. 


북한의 사이비 진화론에 맞서 대응할 논리가 부재한다는데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이것이 역사왜곡이라는 화두와 얽혀 잘못된 역사교육의 일면으로 수렴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식인들의 게으름이다. 뱅모는 인류진화과학의 전문가가 아님을 염두에 둬야 한다. 평양체제와 역사왜곡 이슈에 대응하는 지식의 부재. 이런 현사태에 망설임 없이 대안을 제시하는 맹렬한 개인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간단하게, 인류진화의 역사가 아프리카로부터 전세계로 퍼져나간 이주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남과 북은 물론 전세계가 하나의 "인류"라는 공동체에 속한다는 사실을 재인식한다. 이런 맥락에서 평양체제의 해체는 인류사적 과업이고 한민족의 관점을 극복하여 자유주의, 민주주의 같은 보편적 인류가치를 구현하는 실천으로 의식재구조화를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물론 이건 <상징의 탄생>의 내용이 아닌 배경으로 덧붙였음을 이해하길 바란다.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은 <상징의 탄생>이 좀 거대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인류속의 개인, 뱅모의 개인주의를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쉽게 잘 읽힌다는 건 작가가 독자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다. 여기서 더욱 나가고 싶다면 뱅모의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진정 깊이 있는 사색을 음미해 보기를 추천한다. 


다행이도 <상징의 탄생>은 작가가 10편의 유튜브 강의로 친절하게 해설을 해두었으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TPu77GGFTV2gWpAuK8f7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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