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이면서 교회 친구이기도 한 A가 3월달에 둘째를 낳았다. 백일 지난 아들과 6살 딸 뒷바라지하느라 집에서 꼼짝도 못 하는 내 친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의 미소만 보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진다며 내게도 둘째의 압박(?)을 넣는다.
그런데 요즘 첫째가 좀 심통스러워졌고, 잦은 배앓이 및 감기치레를 한다며 걱정이 많다. 아무래도 동생을 본 게 조금은 원인인 것 같기도 하다고...
그러고보니 동생을 본 첫째아이들이 퇴행성 행동을 보인다는 얘기,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본 얘기다. 심지어는 초등학생 녀석이 젖병을 빨기도 하고 집 안에서 기어다닌다나?
우리의 주인공 피터는 뭐 그런 퇴행성 행동으로 엄마아빠를 곤란하게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쓰던 요람이며 식탁의자가 여동생을 위한 분홍색으로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귀여운 일탈(^^)을 결심할 뿐이지!
우리 아이는 아직 동생이 없고(아마 앞으로도 없겠지만) - 해서 이 책을 읽어주면서도 그닥 내용을 눈여겨보지 않는 눈치여서 우리 아이에게는 별 넷짜리 그림책이었지만 동생의 출현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첫째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갈 그림책이다.
혼자 읽기에 딱 좋은 분량이고, 한글을 일찍 깨우쳐서 책을 줄줄 읽는 6, 7살 아이들에게는 좀 심심한 책일수도 있겠다.
그나저나, '에즈라 잭 키츠'라는 이 작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었구나.
아이도 나도 이 그림책을 사전정보없이 처음 보았을 때 ' 어머! 피부색이 까만 아이가 주인공이네?'하면서 놀라워했는데,
에즈라 잭 키츠 (Ezra Jack Keats) - 1916년 뉴욕 브룩클린의 유태계 폴란드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그림책에 처음으로 소수 민족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았으며, 콜라주, 마블링 등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눈 오는 날>, <안경>으로 칼데콧 상을 수상했으며, <안녕, 고양이야!>로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을 받았다. 미국 아동 연구 협회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어린이 책'에 열네번 선정된 그림책 작가.
그린 책으로 <피터의 의자>, <휘파람을 불어요>, <피터의 편지>, <내 친구 루이> 등이 있다. 유니세프에서는 전세계의 우수한 어린이 책 일러스트레이션에 시장하는 에즈라 잭 키츠 상을 설립하였다. 1980년 서던 미시시피 대학에서 '어린이 문학에 대한 지대한 공헌'을 높이 평가받아 메달을 받았다. 1983년 세상을 떠났다.
알라딘의 작가 소개를 보니 위와 같다.
'그림책에 처음으로 소수 민족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삼다'라.....그림책 보는 눈을 새롭게 띄게 해준 책 목록에 올라갈 작가가 또 한 명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