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갑기만 했던 타인과의 접촉이 따스한 체온으로 녹아들기까지 나는 수백 킬로미터를 걸으며 무뎌져야 했다"
서른아홉에 진단받은 아스퍼거 증후군,
인생의 겨울 속에서 써내려간 눈부시게 빛나는 기록.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자폐인인 템플 그랜딘의 저서 <동물과의 대화>를 읽으며, 그리고 심리상담과 관련된 여러 tv프로그램들을 보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폐스펙트럼,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인 의사소통이나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데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다. 그래서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에는 본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이를 눈치채지 못한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39살이 될 때까지 막연한 두려움을 지닌 채 살다가 어느날 우연히 듣게 된 라디오의 사연을 듣게 된다. 사연 속 주인공은 아스퍼거증후군 환자였고, 저자는 자신과 닮아있는 그 사람의 모습에 의문을 갖고 정신과를 찾아간다. 어렸을 때부터 타인과의 관계에 힘 쏟아야 했던 날들을 되새겨보며 이제야 자신의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된다. 그렇게 저자는 수백킬로미터의 해안을 걸으며 자신을 찾아간다.
나를 찾아가고 알아가는 로드무비같은, 성장무비같은 한 권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