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 가문의 시조 ‘정사각형‘ 씨에게는 달라도 너무 다른 남매가 있었다. 첫째인 아들은 아주 성실하지만 지독하게 원칙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다. 직사각형‘이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을기쁘게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일이 없었다. 누가 부탁하거나 지시하기 전까지는 먼저 나서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그냥 직사각형으로 살았다.(그림 19)한편 여동생은 오빠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오빠와 달리 우아하고 유연하고 싶었지만 동생 역시 사각형 가문의 후손이기 때문에 모나고 딱딱한 면이 조금은 있었다. 동생의 이름은 ‘마름‘. 어떤 상황에서나 직각만 내보이는 것은 마름모의 눈에 너무 지루하고 고지식해 보였다. 그래서 마름모의 각은 어떤 때는 뾰족하고 어떤 때는 둔했다. 하지만 멋지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위해서 마름모는 모든 변의 길이를 항상 동일하게 유지했다(그림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