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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주
  • 최은미
  • 15,120원 (10%840)
  • 2023-08-25
  • : 2,611
  믿고 읽는 작가, 최은미 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마주’ 짧지만 여러 의미로 읽히는 제목이다. 최은미 작가님의 작품을 쭉 따라 읽어온 독자로서 장편소설 ‘마주’가 2021년에 출간된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 속 ‘여기 우리 마주’라는 단편을 확장하여 썼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단편 ‘여기 우리 마주’는 이렇게 끝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인물들의 이야기, 속사정, 앞으로의 미래가 궁금했던 소설이었다. 그런 점에서 작가님이 단편의 이야기를 어떻게 장편으로 전개하실지가 기대되었다. 

  장편은 단편에서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던 수미의 속사정, 딸 서하와의 갈등이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되어버리는 단편의 결말에서 더 나아가 기혼 유자녀 여성으로서의 삶과 수미 안팎의 이야기, 두 사람이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마주 보는 이야기로 나아간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표면으로 끌어올렸다.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면서 우리 안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팬데믹 상황에서의 격리와 고립, 단절은 그런 점에서 수미와 나리가 가지고 있던 마음과 어려움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었다. 
최은미 작가님의 소설 속 인물은 어딘가로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소설에서도 수미와 나리는 만조 아줌마를 만나러 딴산 사과밭으로 향한다. 나리와 수미가 겪은 여성으로서의 시간을 이미 겪은 만조 아줌마는 주변 나이 든 여성들을 떠올리게도 했고 타인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마주 보는 사람이기에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속 다른 소설(‘보내는 이’)에서도 기혼 유자녀 여성이 아이를 매개로 친해지지만 완전히 다가갈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개인의 삶의 영역과 고립을 다룬다. 최은미 작가님의 소설은 내가 겪은 일, 나와 주변이 경험하는 것을 다룸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단지 소재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사회적 연대와 책임의 문제로 향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는 작품이 내게 주는 여러 질문들을 생각했다. 나는 연대할 수 있는 사람, 기꺼이 타인에게 가 닿기 위해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인가? 
작가님이 계속, 오래오래 소설을 써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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