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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 이길보라 저자
  • 14,400원 (10%800)
  • 2023-02-10
  • : 1,734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제목만으로도 독서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건네는 위로의 말이 그저 말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을 해 왔기 때문에 이 책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내가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으면, 나의 세계의 틀이 깨어지고 그 사람의 세계로 들어가지 않으면, 고통에 공감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의 어린 시절의 삶,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부모를 둔 자녀의 삶은 짐작할 수 있을 뿐 완전하게 공감할 수 없다. ‘정상’적이라 생각하는 가정의 틀에서 본다면 장애인 부모를 둔 자녀의 삶은 불쌍한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어린 것이 불쌍하구나, 라고 말하며 아이의 어려움에 공감한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나는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것이 꼭 불행한 것이 아니었음을, 다른 사람들이 불행과 상실로 쉽게 판단해 버리는 상황이 꼭 고통스러운 게 아님을 말하는 부분을 읽으며 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우리가(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알지 못하면서 멋대로 불행이나 고통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는 깨달음이 나를 후려치고 지나갔다. 그걸 깨닫는다면 세상과 타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이해의 폭은 더 넓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일에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갈 것이다.

 

1부에서 장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여러 작품의 예시를 읽으며 흔히 사람들이 정상이라 부르는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2부에서는 확장된 시야로 새롭게 그려볼 미래의 모습에 관한 글이 전개되었는데 그 또한 인상 깊게 읽었다.

 

갈수록 나와 다른 사람, 집단에 대해 혐오와 배제가 강하게 확산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우리의 편협한 시야를 넓히고 확장된 시선으로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야를 점검하고 확장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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