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화작가, 유은실 작가님의 신작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정이 이야기’ 시리즈는 전에도 읽은 적이 있고 재미있고 사랑스러워서 이 책도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이 책에는 ’단골은 쓸쓸해‘와 ’근육은 소중해‘라는 두 편의 짧은 동화가 실려있다. 유치원~초등 저학년 독자의 연령대를 고려한 큼지막한 글자 크기가 좋았고, 정이의 목소리로 서술되는 말들이 정말 그 나이대 아이가 할 법한 말투와 사고방식, 짧은 문장 길이로 서술되어서 진짜 정이의 이야기를 듣는듯한 실감이 났다. 김유대 작가님의 그림도 유쾌하고 명랑해서 정이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 줘서 좋았다.
정이라는 캐릭터는 너무 사랑스럽다. 주변에 이런 아이가 꼭 있을 것만 같기도 하다. 식성이 좋아 뭐든 잘 먹고 근육도 많아 튼튼한 정이는 자신을 긍정하고 세상에 호기심이 많으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단골은 쓸쓸해’는 몸이 약해 병원 단골인 정이 오빠, 혁이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근육은 소중해’는 은연중에 덩치가 큰 사람을 비만으로 간주하는, 날씬한 몸매에 대한 사회의 강박을 아이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정이는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표현한다. 아는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흐뭇한 마음으로 ‘우리 정이가 많이 컸구나!’ 생각하며 끝까지 읽었는데 작가의 말을 보니 이번 정이 이야기가 마지막이라고. 너무 아쉽다. 작가님께 한 5편은 더 내달라고 조르고 싶은 심정이다.
유은실 작가님의 책은 작가의 말도 마음을 울리는데 이번 책도 그랬다.
정이 이야기도, 작가의 말도 같은 말로 끝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
“어린이 여러분, 이 세상에 태어나 줘서 참 고맙습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깔깔거리며 정이 이야기를 읽고, 이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다는 정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