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있는 ‘식물도감’이라는 말 때문에 지금껏 보아온 식물도감을 생각했는데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 좀 당황했다. 식물의 형태와 생태를 정리하고 설명을 덧붙였다는 점에서 이 책도 식물도감이지만 구성과 내용 면에서 다른 식물도감과는 다른 점이 많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은 독립된 단편 동화가 먼저 나오고 동화에 등장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래규의 식물도감’, 동화와 관련된 내용의 ‘맛있는 식물도감’처럼, 봄 식물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이 그림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각 장의 동화도 봄 식물과 관련 있으면서도 무리하거나 억지스럽지 않게, 아이들의 생활과 관련된 동화라는 점이 좋았고 재미있었다. 봄 식물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동화와 함께 식물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면이 있어서 형식면에서도 새롭고 좋았다. 그림은 수채화로 맑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표현되어있는데 봄의 느낌과도 잘 어울리고, 수채화 특유의 느낌이 참 좋았다.
혹시나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봐 조심스럽게 덧붙이자면, ‘식물도감’을 찾는 목적을 생각해서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이 봄에 피는 식물에 대해 입문용으로, 부담 없이 접하기에 좋은 책이다. 부모님과 함께 보지 않아도 혼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책이고, 주변에 피는 봄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보도록 돕는 책이다. 하지만 나처럼 아이들이 세밀화를 그리는데 참고하기 위해, 또는 식물 사전으로 선택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봄기운처럼 따뜻하고 맑은 느낌의 책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아이들이 읽기에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