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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무지

다치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내 아이들이, 다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시속1미터의 속도로든 네발로 기어서든 그리로 가봤으면 좋겠다. 간디는 실수할 자유가 없는 자유란 가치가 없다고 했다. 자유라는 건 원래 그렇게 실수의 공간을 넉넉히 품고 있는 개념이다. 그러니 자유롭게 다쳐보고 실수해보고 하나씩 배워서 일어났으면 좋겠다. 안 되는 게 되는 거라고 믿는 낙천적인 마음이 단단하게 뿌리내리면 좋겠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쓴 사뮈엘 베케트는 이렇게 말했다. "또 실패했다. 이번에는 좀 더 세련되게." 오늘도 망했지만 좀 더 멋지게 망했다는 사실에 뿌듯할 수 있다면 꽤 성공한 인생 아닐까. 실패란 내가 뭔가를 했다는 흔적이다. 그러므로 멋지게 망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멋진 셈이다. 사실 내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일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놀랄 만큼 관심이 없다. 나는 이 사실을 내 아이들이 반드시 기억했으면 좋겠다. 이 사실을 체득하면 아이들의 평균수명이1년은 늘어날 거라고 믿는다.

-알라딘 eBook <아이라는 숲> (이진민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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