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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여행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 8,100원 (10%450)
  • 2004-05-15
  • : 79,074

책을 다 읽고 나니 밤이었다. 나는 이불 속에 누워 마지막 해설을 읽었다. 불을 꺼도 잠이 오지 않았다. 마음이 몹시 심란하고 고통스러웠다. 나는 어딘가로 도망가고 싶었다. 

나는 무엇을 피해, 어디서 어디로 도망가고 싶었던 걸까? 작품 속 주인공 요조는 온갖 어리버리한 모습은 다 가진 약한 인간이다. 똑똑한 사람이긴 하지만 인간 관계에서 그러하다. 그런 요조의 모습이 내 안에 있는 약한 인간을 자극한다. 마음 속에 약한 인간 한 명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약한 인간을 내세워 요조처럼, 혹은 그보다 좀 낫지만 어쨌든 고통스럽게 살기도 할 것이고 혹자는 약한 인간은 기억도 안 나는 어딘가에 박아 둔 채 좀 더 당당하게 살아갈 것이다. 나는 약한 인간을 기억 나는 곳에 두고 살아간다. 내 약한 인간을 내가 어디에 두었는지 알고 있고 그다지 깊이 두지는 않아서 종종 자기와 대화와 될 것 같은 상황이나 사람을 만나면 툭 튀어 나온다. 

이 책을 보고 괴로웠던 것은 내 약한 인간의 종말이 요조의 그것과 같을까 두려워서였다. 해설에서 은연 중 말하듯 착하고 순수한 인간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을 비판하는 것, 그런 세상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에 앞서, 이 작품은 내 약한 인간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게 했다. 

인간 실격이라니, 인간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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