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의 <설국을 가다>는 지난해 1월 진행한 ‘일본근대문학기행(설국 기행)‘의 기록이다. 저자 양기화 선생이 치매병리 전공자이면서 다수의 독서기(양기화의 BOOK소리) 저자라는 사실은 첫날 도쿄에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4박5일의 짧은 여정이었음에도 선생은 많은 작품과 자료 독서를 보태서 매우 꼼꼼한 여행기를 지난가을에 펴냈다(지난기을에 진행한 ‘중국현대문학기행‘도 머지않아 책으로 나올 듯싶다). 덕분에 여행의 기억을 상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음달초에 진행할 교토문학기행(다니자키 준이치로외 미시마 유키오 등이 주요 탐사 작가다)을 앞두고 다시 폈다가 일본근대문학관 방문기를 읽었다. 당시 ‘미시마 유키오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가 특별기획전으로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에 두고 있다가, 지난해 봄 그의 마지막 대작 ‘풍요의 바다‘가 완간된 걸 계기 삼아 교토문학기행도 기획하게 된 것이었다(대표작의 배경 금각사를 방문한다). 그렇게 꼬리의 꼬리를 무는 게 문학기행이기도 하다(오늘은 <새벽의 사원> 배경이 되는 태국 방콕 문학기행도 궁리해봤다). 이달에 미시마 강의를 마무리하고 나면 내달엔 곧바로 교토로 떠나게 된다. 올해 봄은 교토에서 먼저 맞게 될 듯싶다...

우리 일행이 찾아갔을 때는 2024년 11월 30일부터 2025년 2월 8일까지 이어지는 「미시마 유키오(三島) 탄생 100주년 축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협력전시회의 형태였는데 300엔의 입장료를 따로 받았다.
문학관 입장에 앞서 로쟈 이현우 교수님은 일행을 모아 미시마 유키오의삶과 작품세계를 설명해 주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와는 달리 강건한 문체의 소설로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 무렵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다고 했다. 이현우 교수는 여행기에서 일본 극우의 간판 작가로 소개돼 우리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이 강하지만(그러나 극우라는 인상도 ‘연기‘로 본다고 했다), 매우 강렬하고 도발적인 그의 작품세계는 여전히 독자들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전시된 자료는 물론 전시를 안내하는 소책자 역시 일본어로만 되어 있었다. 우리말은커녕 영어 자료도 볼 수 없어 전시된 내용을 자세히 알수 없었다. 그저 사진 등으로 분위기만 느껴볼 수 있었는데, 반면 일본인 관람객들은 전시자료를 꼼꼼히 읽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진촬영도 금하고 있어서 기억에 남는 자료가 별로 없다. 일행 가운데 자료를 많이 공유해주셨던 이영혜 님은 전시 내용을 ‘점자로 읽어내는 기분이었다.‘라고 하면서 "전시회 기획자(일본)가 ‘이런 작가의 전시는 전 세계에서 보러올 테니 영어 표기는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잘난 척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적었다.-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