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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저공비행
어제아침 프라하의 숙소를 떠나 이동한 곳은 비셰흐라드 묘지였다. 카렐 차페크의 무덤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는데 버스로 이동한 다음 10여분 걸어들어가서 묘지에 도착했다. 정확히는 묘지앞까지.

이동중에도 살얼음이 깔린 길들이 있어서 주의해야 했는데 묘지도 안전을 이유로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묘지를 찾는 노인들이 있다면 그럴 만하다). AI는 해가 퍼진 다음에는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다음 일정이 있어서 무덤의 위치만 확인하고 걸음을 돌렸다. 이 묘지에는 프라하가 자랑하는 많은 명사들이 묻혀 있는데 차페크 외에도 알폰스 무하, 스메타나, 드보르작 등의 무덤이 묘지의 이웃들이다. 날씨가 좋은 계절에 문학예술기행으로 프라하를 찾는 이가 있다면 필히 들러야 하는 곳.

문학기행 4일차였던 어제는 차페크와 쿤데라의 날이었다. 비셰흐라드 묘지에 이어서 찾은 곳이 프라하 외곽(1시간 거리) 스타라 후티(별칭은 스트르지)의 카렐 차페크 기념관(카렐 차페크 메모리얼)이었다. 차페크의 별장이었다는 곳인데 차페크와 배우 아내 올가 샤인플루고바, 지인들과 관련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3층건물 전체가 전시공간이어서 예상보다 규모가 컸고 자료도 많았다. 프라하 도심에 있는 카프카박물관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다만 외국인(관광객)이 드물어서인지(가이드에 따르면 주로 내국인과 수학여행 학생들이 찾는다고 한다. 이곳을 찾은 한국인은 더구나 더 드물지 않을까 싶었다) 연보를 제외하면 영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의 안내가 없어서 내용을 다 둘러보기는 어려웠다(단체방문을 예약해둔 덕분인지 기념관 직원 한글안내자료를 복사해서 나눠주었다). 카프카박물관의 꽤 규모가 있는 뮤지엄샵과도 비교되었는데 장난감 로봇을 비롯한 몇종의 기념품과 체코어 책자들만 비치돼 있었다.

그럼에도 예상보다는 훨씬 잘 꾸며진 기념관이어서 찾아온 보람을 느꼈다. 기념관 기는 길에는 겨울이라 얼어붙은 큰 연못(호수처럼도 보였는데 체코어로 연못이라고 한다)도 있고 경관이 좋았다. 다른 계절에 찾더라도 운치가 있을 것 같았다.

기념관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차페크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행을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이제 오후 일정을 위해 브르노로 이도할 시간. 브르노끼지는 2시간4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차량 정체로 3시간쯤 걸렸다. 이동중에는 20, 30분이 더 걸릴 것 같았지만 그보다는 일찍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보통보다 늦은 점심이기도 했지만 가장 맛있는 식사였다). 브르노에서의 일정은 따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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