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특별히 흥미를 가진 것은 이 책(<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의 속편이라고 할 수있는 <세계문학의 구조>(2011)의 번역초고를 읽었을 때였다. 여기서 내 자신이 지난날 어중간하게 내버려둔 근대문학의 문제가 철저하게 사고된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근대문학은 끝나지 않았다는 다수파의 주장에 대해 조영일은 애당초 한국에는 근대문학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근대문학은 내셔널리즘을 경유하여 제국주의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을 경험한 곳에서 성립한다. 그러므로 한국에는 근대문학은 없었다. 애당초 없는 것이 없어질 리가 없지 않은가. 이와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책이 한국에서 격한 공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상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내게도 생각지 못한 관점이다. 일본의 근대문학에 관해 확실히 나는 그 기원을 청일전쟁이나 러일전쟁의 ‘전후‘에서 발견했다. 하지만 나는 근대문학이 본질적으로 그와 같은 제국주의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점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한편 조영일은 이런 인식을 더욱밀고 나가 서구의 ‘근대문학‘도 나폴레옹에 의한 제국주의적 세계전쟁 이후, 일종의 ‘전후문학‘으로서 성립했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근대문학을 일본이나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문학의 구조‘로서 파악하려고 했다.- P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