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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저공비행
중국현대문학기행 4일차 일정이 종료되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5박6일의 일정 가운데 마지막날의 일은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 전부라 사실상 내일이 마지막 공식일정이 된다. 어제저녁에 상하이에 도착했으니, 상하이 문학기행은 이틀간의 일정으로 구성되는 셈. 그 절반인 오늘 일정에서 핵심은 루쉰기념관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제 베이징에서 루쉰박물관을 찾은데 이어서 오늘 루쉰기념관을 찾은 것이니 사실 이번 문학기행의 절반이 루쉰문학기행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루쉰기념관 내지 박물관이 중국에는 여섯 곳에 있다고 하므로 이번에 1/3을 찾아본 셈이 된다.

어제도 적었지만 1927년 10월에 상하이에 온 루쉰은 1936년 10월 생을 마감하기까지 상하이에서 활동한다. 소설집 <고사신편>을 내고 무수한 잡문들을 수십 가지 필명으로 써내던 시기가 루쉰의 상하이 시대다. 루쉰기념관은 루쉰공원(구 홍커우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일본군의 전승기념행사에 폭탄을 투척하는 의거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그 의거의 현장에 윤봉길의사생애사적전시관도 자리하고 있어서 루쉰기념관과 무덤을 둘러본 뒤에는 곧바로 윤봉길전시관도 챙겨볼 수 있었다.

루쉰기념관의 전시자료는 루쉰박물관의 자료와 상당히 겹치지 않을까라는 게 사전 예상이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아서 두 곳 모두 찾아본 의의가 있었다. 전시장의 마지막 코너는 루쉰의 책과 그에 관한 책들실물이 액자에 넣어져 전시하고 있었는데 한국어책도 여럿 포함돼 있어서 반가웠다. 중국어판 전집 외에 한국어판 전집(전20권)도 포함됐더라면 더 좋았겠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과거 프랑스의 조계지였던 신천지 구역으로 가서 먼저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를 둘러보고 자유시간을 가졌다. 이미 오전부터 많이 걸은 탓에 나는 신천지 골목을 죽 훑어본 뒤에 찻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일정만 보면 결코 빡빡하지 않았는데 며칠간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피곤감이 몰려드는군. 아무려나 4일차까지의 일정이 무탈하게 종료돼 다행스럽다. 내일을 위한 휴식이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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