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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저공비행
중국현대문학기행 출발일이다. 5박6일 일정의 첫날. 오전 비행기라 인천공항에는 7시40분까지 집합이고 나도 5시 전에 일어나서(평소보다 1시간 먼저 자고 2시간 먼저 일어난 셈) 새벽버스에 올랐다. 2017년 1월의 러시아문학기행부터 세면 이번 중국여행은 13번째 해외문학기행이 된다. 아시아는 두 차례의 일본문학기행에 이어서 세번째다(아직 미정이지만 아시아의 차기문학기행 후보는 베트남, 대만, 중국 하얼빈 등이다).

지난 1월 일본문학기행(설국기행) 때보다는 일정이 하루 늘기는 했지만 유럽문학기행이 비하면 절반남짓의 일정이어서 짐가방에도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고 기내용 캐리어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놔두고 가려던 책을 몇권 빈공간에 더 넣었다. 문학기행에 문학해설자로 참여하는 것이기에 초반에는 책짐이 많았다. 아예 작은 캐리어 하나 전체가 책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다행히 파일로 대체하는 책들이 좀 늘어나게 되면서 언젠가부터는 큰 캐리어 하나면 충분하게 되었다.

3일차에 베이징의 중국현대문학관을 둘러볼 예정이라 중국현대문학 간판작가 상당수를 이번 일정에서 만나볼 예정이지만 별도의 문학관(작가 고거. 고택이나 생가의 중국어 표현이 ‘고거‘다) 방문에 한정하면 이번 문학기행의 중심작가는 루쉰과 라오서, 마오둔, 곽말약(궈모뤄) 등이다. 사실 강의에서 방점을 둔 건 곽말약이 아니라 바진이지만 고향(청두)을 일정에서 빼면서(포함하면 7박8일이 되고 비용도 꽤 높아졌다) 바진은 현대문학관 방문으로 대체하였다(바진은 마오둔에 이어서 중국작가협회의 두번째 주석으로 재임하면서 현대문학관 건립을 주도했다). 작가들 고거 방문이 2일차의 주요 일정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두 도시 방문으로 채워진 일정에서 상하이는 원래 루쉰을 염두에 둔 곳인데(루쉰공원과 루쉰기념관이 있다), 상하이 모던(올드 상하이라고도 불리는 1930-40년대 상하이)을 대표하는 작가는 <색, 계>의 장아이링이다(장아이링의 뒤를 잇는 동시대 작가로는 왕안이가 있다). 그녀의 삶과 문학의 배경이 되는 와이탄(과거 프랑스 조계지) 등을 찾아가볼 예정. 사실 마오둔의 대표 장편소설 <자야>(1933)도 상하이가 배경이라 음미해볼 만하지만 번역본이 절판돼 유감스럽게도 다루지 못했다. 상하이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와 윤봉길기념관도 찾을 예정이다.

버스가 인천대교를 지나고 있다. 주말에 비가 내린 뒤여서인지 오늘아침엔 기온이 떨어졌는데 주말에 귀국할 때쯤 다시 회복되는 듯하다. 공항 가는 길에 이번 문학기행의 일정을 잠시 리허설로 그려보았다. 잠시 눈을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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