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이 좋아요
러블리땡 2024/05/19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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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헌책
- 오경철
- 10,800원 (10%↓600)
- 2024-04-22
- : 2,201
책을 사는데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이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이유가 생겨버렸다. 소소하게 모으는 아무튼 시리즈였고, 무려 헌책에 대한 이야기라니 신간 코너의 등장에서부터 참을 수 없게 만들어서 장바구니에서 결제로 행동을 옮기는데 주저하지 않게 만들었던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일단 수집이란 행위는 애호하는 누군가와 도란도란 나누는 순수한 한담이자 정담이나 매한가지라는 이야기가 가슴을 치고 갔다. 나 역시도 이래저래 모으는 것이 참 많은데 일단 책이 바로 그중 하나였기 때문에 작가님의 책 수집에 무한 공감하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나만 해도 왜 쓸모도 없는걸 그렇게 모으냐는 소리, 폐지 모으는 걸 벌써부터 하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는데 수집에서 발견하는 환희와 내가 찾지 못하는 물건과 만나지 못할 때의 좌절감,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욕구에 대한 마음에 대한 설명이 마치 그려지듯 설명돼 있었다.
좋은 책을 발견하려면 좋은 눈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나, 안목이 높은 주인이 운영하는 헌 책방에 가면 그런 질서와 체계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은 작가님과 같은 고서 수집가는 아니지만 나만의 헌책 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욕심과 배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했다.
고서들의 기준과 진귀한 고서들을 알아보는 눈에 대한 이야기, 현대의 고서들은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수장고, 귀중본 보관실 개인 소장가의 서재들에 들어가 있다는 말도 굉장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들이었다.
헌책방에 대한 작가님의 코멘트들도 인덱스를 덕지덕지 붙여가며 읽었던 부분인데, 헌책방은 시간이 떠난 서점이라는 부분이 뭔가 헌책방의 장소를 연상하게 했던 것 같았다. 시간을 잊게 만드는 마법의 장소, 현재라는 시간을 무심하게 하는 책들의 공간에서 특별하게 나와 눈 마주침 당할 책을 만날 순간을 고대하는 모습이 떠올라 두근거림이 상상됐고 그런 따뜻함이 있는 순간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다.
책 수집가가 왜 산 책을 또 사게 된 건지, 책을 사는 기준은 어떤 것인지, 그 집 책꽂이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정리해도 계속 뱉어내는 책들과, 읽으려고 샀는데 읽은 책보다 쌓여가는 책이 많을 때 느끼는 감정들과 아직도 사야 할 리스트가 많을 때 느끼는 양가감정, 책 덕후들이 소개하는 비밀스러운 귀한 책 리스트들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번 아무튼 시리즈 역시 단숨에 읽어갈 수 있을 거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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