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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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땡님의 서재
  •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 조예은 외
  • 13,500원 (10%750)
  • 2024-04-01
  • : 3,344
제목에 눈이 번쩍 뜨였다.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이라니...
시선을 잡아끈 제목만큼이나 작가 라인업도 굉장히 화려해서 냉큼 결제해버렸다.

아메이니아스의칼

쌍둥이로 태어난 수미와 선희 자매는 똑같은 얼굴의 일란성 쌍둥이지만 자라온 환경이 그 둘을 서서히 다르게 만들어갔다.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엄마는 두 자매를 키우기 위해 공평을 핑계로 한 사람의 몫의 사랑으로 두 자매를 경쟁하게 했다. 둘 중 한 명은 선물 양보하는 대신 엄마의 달콤한 칭찬을 포상을 선택하게 했고, 나머지 한 명은 선물을 택하고 날카로운 체벌을 받게 했다. 포상을 포기하고 애정을 갈구하는 포지션은 둘 중 정해져 있었고 계속된 이상한 훈육을 받으며 자매는 성인이 되었다. 그렇게 자라나 선희는 모두에게 선망받는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모든 걸 포기하고 동생에게 양보하는 삶을 살아온 수미는 선희의 화려함이 자신이 만든 결과인 양 바라보는 것을 즐기게 되었는데, 수미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선희가 어느 연애 프로그램에 나가 수미의 말을 따르지 않게 되며 두 사람의 갈등이 싹이 움트기 시작된다.


지상의 밤

지난 6년간 방안에 갇혀 히키코모리처럼 살아온 수는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버틸 수 없어져 방 밖으로 나오게 된다. 떨어진 식료품을 사러 나간 편의점에서 자신도 모르게 초콜릿과 삼각김밥을 훔쳐 달아나게 되었고, 그 행동으로 인해 오랜만에 자신의 심장에서 피가 온몸으로 빠르게 도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회에서 지워져가는 자신의 흔적만큼이나 희미해진 자신의 존재 때문인지 계속되는 좀도둑질은 좀처럼 들키지 않았고, 그러다 과감하게 스파 브랜드에서 옷을 훔치다 옷에 붙은 도난 방지 태그를 떼지 못해 처음으로 들키게 된다. 그 길로 도망치다 지하철 화장실로 숨게 되었고 바다 여행 가이드라는 전단을 발견하게 되는데, 두 달 전 호주에서 발견된 변종 해파리 촉수를 이용해 원하는 사람들을 해파리로 만들어주고 무사히 바다까지 보내주는 역할을 해준다는 그들의 광고 문구를 보고 자신의 제2 인생을 해파리가 되기로 결심하고 바다여행 가이드를 찾아가게 된다.


레지던시

주인공 윤정미는 글을 쓰기 위해 유명 레지던시에 들어가게 된다. 모두 등단을 마친 작가들 속에 자신만 등단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게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자신도 그 사람들 속에 당당히 선출되었기에 그건 조금도 문제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흡연구역에서 이유와 첫 만남을 갖게 되고 서로의 담배 종류도 묻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첫인상을 남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흘째 되던 날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하게 되는데, 이유는 바로 정체불명의 소음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막힘 없이 쭉쭉 써내려갈 줄 알았던 글을 한자도 쓰지 못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소음 때문이라 생각이 들었다. 일단 모든 걸 내려놓고 주변부터 탐문하기 시작했고 주변 방들을 유심히 살펴보다 B03호 소음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확실한 물증은 확보하지 않았지만 뚜렷하게 느껴지는 심증을 바탕으로 임시방편 삼아 복도에 소음에 신경 써달라고 써 붙이기로 마음먹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다시 그날 흡연구역에서 만난 이유가 B03에 살고 있다는 것과 이유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소음 이상으로 이유에게 신경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티내지 않게 상대를 집중하면서 일상 대화도 나누고 서로의 글을 교환해서 읽기도 하며 의심하던 인물에 대해 꽂히듯 서서히 집중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안뜰에 봄

정원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현재 큰아버지 집에 살고 있다.
감정이 좀 결여된 것 같은 사촌 안리 곁에 항상 친구 아닌 보모 같은 모양새로 함께하고 있었지만 본인의 선택이 아니었다.
어느 날 배우 서은석의 가족 캠핑에 초대되어 부모님의 실제 결혼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고 이제껏 안리가 자신을 가스라이팅한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앎의 결과가 자신의 보금자리 상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쯤이었다. 진실을 홀로 삼켜냈지만 이 사건으로 안리가 돌연 돌변해 정원은 큰집에서도 쫓겨나게 되고 고등학교도 자퇴하게 된다. 그로부터 1년 후 겨울, 안리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하필 그날 안리는 뺑소니를 당하게 되며 유일한 목격자는 정원뿐이게 되는데...


없는 사람

주인공은 문화센터에서 소설을 가르치는 소설가이자 강사였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L이 서서히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첫 번째 과제로 내준 시놉시스 쓰기에서 꽤 괜찮은 솜씨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다짜고짜 살인을 일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8주간의 일정 속에 성실한 모습을 보이던 그의 글은 상당히 재미있어 뒷이야기가 계속 기대되던 참이었다. 그러다 수업이 끝나고 따로 이야기할 시간이 생겨 대화를 나누다가 L은 누구에게도 이 작품을 보여주지 않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실제로 소설과 같은 살인사건이 일어나 L이 쓴 소설 속 살인자가 살인을 저지른 순서대로 피해자가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인격장애의 종류에는 A군(편집성, 분열성) B군(반사회성, 경계선, 히스테리성, 자기애성) C군(회피성, 의존성, 강박성)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작품들에 A, B, C의 다양한 인격장애를 골고루 다루고 있어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건 조예은 작가님의 아메이니아스의 칼이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환자에게서 어린 시절 학대와 방임 같은 심각한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다는 특성을 소설 속 쌍둥이들의 엄마의 얼토당토않은 교육 방침으로 인해 어떻게 두 자매가 비뚤어진 애착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특히나 주인공 수미가 스스로를 학대받은 아이로 이해하고 자기의 희생으로 하여금 자기 정체감을 구원받으려고 하는 모습도 잘 담겨있어서 소름 돋았던 부분이었다. 타인을 믿지 않으며 조정하고 공격할 때 부정적 감정과 불안이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자기애적 성격장애의 특성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인격장애 관련 글들과 함께 찾아보며 읽을수록 더 재미있는 부분들이 눈에 띄어 작가님들의 노력이 보였던 소설들이었다. 작가 라인업에 눈이 번쩍 뜬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앤솔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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