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같은 영화로 기억되는 <달콤한 후세>의 원작.
노곤하고 몽롱하면서도 묵직하게 아픈 영화였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의 잔상이 꽤 오랫동안 남아서..
어쨌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영화를 글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쓸쓸하고 다소 우울할 예정인 12월을 이 책과 함께 아주 우울의 나락으로 빠져 보리라..( --)
독서욕을 넘어 수집욕을 자극하는 전집은 언제나 달콤한 덫이다.
이미 단행본으로 가지고 있는 책, 서점에서 쓱 읽고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 구매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책들까지도 전집 안에 포함되어 있으면 꼭 사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렇게 모아 놓아야 빛이 나는 디자인일 경우에는... 일러스트보다 사진의 느낌을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전집에 또 눈이 돌아갈 수밖에..ㅠㅠ(그런데 네모상자의 형광빛은 최큼 부담스럽..;;)
아직 10권밖에 나오지 않은 데다, 그중 반이 이미 나온 책들을 끼워 넣은 것이니(속상하다!!) 리스트에 관해선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전집이니 고전이니 하면 딱 떠오르는 헤세,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디킨스 같은 무덤 속(^^;) 작가들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작가들이 쓰는 미래의 고전이라는 점이 신선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 문학이나 이민자 문학, 내용 면에서 보다 파격적인(?) 작품들(분명 '즐기는' 고전이라고 했으니..ㅎㅎ)도 많이 포함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