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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유혹

<다빈치 코드>의 가장 큰 장점은 '빼어난 구성'이다. 그야말로 서말의 구슬을 한 줄에 꿰듯이 사건들이 정교하게 엇물리고 끊임없이 이어진다. 대중소설에 있어서 치밀한 구성이란 가장 큰 덕목이다. 사실 장편 소설 하나를 일관성 있고 논리적으로 엮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하나의 세계를 '제대로' 창조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작가로서는 대단히 오랫동안 수고를 해야 할 것이다.



국내의 대중소설들이 이런 치밀한 구성을 보여주는 예는 그리 많지 않다. 내가 과문해서이겠지만 <소설 동의보감>은 정말 재미와 교양 등을 모두 보여주는 수작이지만 안타깝게도 작가가 집필 도중 돌아가신 관계로 미완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초대형 베스트셀러도 사실 시대적 상황이 크게 작용하여 민족적 감상주의가 먹힌 탓에 그만큼 호응을 얻었지 작품 자체의 구성과 전개를 볼 때 그렇게 빼어난 수작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다빈치 코드>는 대중 작품이 사용할 수 있는 재미적 요소들을 그야말로 총동원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잘 조합하고 세련되게 다듬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뭐랄까 어떤 문학적 혼이랄까... 잘 쓴 대중소설이야 그렇다 쳐도 훌륭한 대중소설이라면, 거기에도 혼이 깃들어야 한다.



그런 예를 우리는 <스티븐 킹>에게서 볼 수 있다. 어쩌면 스티븐 킹이 이 작가보다 구성이나 전개가 치밀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인물과 사건을 관통하는 어떤 치열한 것, 뜨거운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이 작품 전체를 확 끌어당기는 것이며 그 진동이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것이다. 케리와 미저리, 그린 마일 등에서 보여주는 것들... 인간의 깊숙한 내면을 끄집어내려는 집요한 욕망과 그 적나라한 묘사 등은 단연코 대중 문학에도 문학적 혼이 깃들 수 있으며 그래야 최상이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다빈치 코드>를 스티븐 킹의 작품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그리 합당치 않다. 이 작품에는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까. 어쩌면 이렇게 다채로운 소재와 풍부한 이야깃거리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런 격정이나 문학적 혼 등을 희생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재미라는 것은 취향에 따라 기준이 다른 것이다.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것도 있지만, 서스펜스와 스릴, 액션, 추리, 뜻밖의 반전 등을 원하시는 독자들은 충분히 재미를 만끽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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