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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헹구어주는 세탁소
  • 나는 죽지 않겠다
  • 공선옥
  • 11,700원 (10%650)
  • 2009-01-23
  • : 3,716

어둡고 칙칙한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다. 

청소년 소설을 읽고 이런 느낌을 받은 것은 참 오랜만인 것 같다.  

공선옥의 소설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공선옥 작가의 색깔을 알 수 없었던 내게 <나는 죽지않겠다>라는 약간은 살벌한 제목의 이 소설집은 작가 공선옥을 알아가는 첫 발이었던 셈이다. 

아침의 몽롱함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각부터 책장을 펴서 마지막에 맞닿을때까지 걸린 시간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가벼운 무게감과 발랄한 문체와는 다르게 소설 속 주인공들은 나름의 시련에 부딪혀있었다. 

등교하지 않은 채 안개 속에 몸을 숨기고 '나는 죽지 않겠다'를 속으로 열렬히 외치며 달리는 '나'에서부터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아니, 어쩌면 잃지 않기 위해) 가난한 집안 환경을 숨기고 부잣집 행세를 하는 '나', 그리고 나머지 소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도 객관적으로 행복한 환경에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읽는 내내 참 고약한 인생을 살고 있네, 하는 생각이 들어 한 켠에 돌덩이를 얹어놓을 것 마냥 무거웠다. 그래도 이 책을 빠른 속도로 읽어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공선옥 작가의 입담의 힘이 아닐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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