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 고리>는 비교적 짧은 내용의 단편소설이지만
매우 강렬하고 날카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마치 끝도
모르고 하늘로 솟아오르던 어떤 존재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추락하여 결국엔 쓰레기통으로 거꾸러지는
이미지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독서를 하는 와중에 <K의 고리>라는 제목이 매우 의미심장
하게 다가온다. 욕망이 욕망을 낳고, 서로가 서로를 그렇게 단단히
붙들어 결국 고리가 되어버리는 거대한 욕망. 온몸을
친친 감아버린 욕망이라는 굴레 속에서 옴짝달싹 못한 채
갇혀버린 인간들을 묘사하는 듯하다.
주인공 김철수는 원래 모범생이었다. 학원에서 수학 강의로
이름을 날려서 돈을 좀 모은 그는 어느 순간부터 코인의 늪에
빠져든다. 사채 빚까지 끌어모아서 엄청난 액수를 투자했으나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그에게 남은 것은 어마어마한 빚.
빠른 시일 내에 동창이자 사채업자인 박윤수에게 억 단위의 빚을 갚아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쓰러진 한 남자를 구하려다가
그의 품에 있던 백금 금괴를 발견하게 되는 김철수.
머릿속에 약간 남아있던 도덕적, 윤리적 책임감은 어느새
빚이라는 놈 앞에서 그만 날아가 버리고 그는 금괴를 들고
도망치게 되는데...
“K” 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라면서 읽었는데 작가가
스토리 안에 마련해 놓은 설정이 아주 신선하다고 느꼈다.
생물과 무생물인 “K” 들이 만나서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얽히고설키는, 끊어낼 수 없는 고리라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다른 소설에서 보지 못했던 화자의 설정이라서 좀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된다. 역시 인간이란 욕망에
지배되는 한낱 고기 덩어리일 뿐인가? 우리는 이성이라는
절벽에서 미끄러지면 다시 올라갈 수 없는 걸까?
저자 김연우 씨가 철학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짧은 글 안에
밀도 높은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스토리 자체는
범죄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과 스릴감이 넘치면서도 끝에 느껴지는
공허함이 매우 깊게 다가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뒷부분에 실려 있는 <작가의 말>과 <작가 인터뷰>도
매우 좋았다. 이 단편의 시작점이 되었을 스토리의 씨앗이라던가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작가의 생각이 어떻게 다듬어져가는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짧지만 대단히 강렬했던 단편소설
<K의 고리>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