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게 약이다"
약물 범죄가 일상을 위협하는 시대,
공포에 잠식당하지 않고
나와 세상을 지키기 위한 과학 처방전
어제 독서를 하다가 유튜브에서 괜찮은 독서용 음악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때 법의학자 유성호 박사님의 채널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거기에 이 책 <의약품 살인사건>이 소개가 되었고 저자 본인이 나와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경상대학교 약학대 교수님인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아마도 이 책과 사랑에 빠져버린 듯한 (?) 유성호 박사님의 찰진 진행 덕분에 거의 1시간에 가까운 방송을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강렬하게 남은 문장은 역시 16세기 파라셀수스라는 약학자가 남긴 명언 “약이 독이고, 독이 약이다, 중요한 건 양이다”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같은 물질이라도 용량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는 말인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각종 사건들의 범인은 약이 독이 되는 쪽을 택한다. 이 책은 크게 보면 ‘화학과 약품’을 다루는 책이지만 여러 다양한 사건들이 함께 소개되므로 진짜 흥미진진하다.
많은 약품들이 다루어지지만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강력하게 남은 것이 바로 ‘케타민’이라고 하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싶었는데 요즘 클럽에서 젊은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약물인데 과용하면 신장이 망가진다고 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케타민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험한 약물이지만 의외로 장점이 대단히 많다는 사실. 원래 케타민은 마취제인데 혈압을 떨어뜨리지 않고 마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울증 치료제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런 약물들의 효과나 과, 남용 시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경고하기 위해서 많은 범죄 사례들을 책에 실어놓았다. 진짜 엄청난 일들이 인간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약이 자율신경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을 이용하여 심장 마비를 유도한 사건이라던가 마취제와 근육마비제를 동시에 이용해서 호흡 곤란을 유도한 사건 등등 화학 물질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쉽게 범죄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이 흥미진진한 아유는 범죄 사례뿐만 아니라 특정 물질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그 유래에 대한 내용도 있고 각 챕터가 마무리되는 부분에서는 “화학자의 실험실”이라는 제목으로 특정 화학 물질에 대한 분자 구조라던가 분해 과정을 보여주는 세세한 지식 탐구가 소개된다. 아마존의 식물독 ‘쿠라레’는 여러 실험을 통해서 상품명 ‘인토코스트린’ 이 되어 근육마비 목적으로 쓰이게 되고 결국 1942년 캐나다 의료진은 이 물질로 전신 마취에 성공한다. 그리고 베쿠로늄은 말로에틴이라는 물질을 기반으로 하지만 약간의 변형을 통해 보다 효율적 활용할 수 있도록 재탄생된다.
저자인 백승만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 덕분인지 이 책 정말로 흥미진진하다. 수업 시간에 다룬 내용이 책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눈빛은 아마도 초롱초롱할 것 같다. 특정 범죄 사건으로 시작되어 그 사건에 사용된 물질에 대한 기원과 성질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는 책의 흐름은 지루하지 않고 정말 재미있다. 유튜브에서 들은 바로는 이렇게 다양한 약물이 있고 그런 약물들이 오용될 수 있음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집필 목적이 있었다고 저자는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싶은 책이다. 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실제 사건과 함께 가장 흥미롭게 보여주는 책 <의약품 살인사건>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