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열네 살의 심장은 처음으로
세상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우려는 시민들과 그것을 철저히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권력과의 팽팽한 대치. 정명섭 작가의 <그해, 4월>은 1960년 4월 19일, 그날의 뜨거운 함성을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다. 대학생들뿐 아니라 중, 고등학생들까지 주먹을 불끈 쥔 채 시위에 나온 모습은 그야말로 커다란 감동이었다. 역시 민주주의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광복 이후 혼란한 정세 속에서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 1948년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1960년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온갖 부정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투표함 바꿔치기, 선거 참관인 쫓아내기와 같은 부정선거가 이루어지고 결국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인다. 대구를 시작으로 마산으로 이어진 시위에서 3월 15일 시위 참여자 김주열 열사가 처참한 시신의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결국 시위는 전국으로 퍼진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열네 살 소녀 윤향이다. 어리지만 얼마나 어른스러운지... 아무래도 당시 시대가 소녀의 결단을 요구할 만큼 엄혹하고 절망적이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작품 속에서 경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붙이고 (그놈의 빨갱이 논리) 시민들을 향해 총까지 쏜다. 총이라니?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잔인함이다. 어머니는 걱정하지만 아버지는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통해 딸의 결단을 지지하는데.....
“민주주의는 원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2024년 모두를 국회의사당 앞으로 달려가게 만들었던 그 사건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다시 울컥했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자들과 지켜내려는 자들의 싸움은 영원한 것인가?라는 생각마저 들면서 말이다. 그런데 참 개탄스러운 것은 60년대 당시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시대였지만 그래도 적과 동지의 구분이 뚜렷했다. 지금은 온갖 거짓과 선동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꾸 민주주의로 향하는 길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
총에 맞은 사람을 부축하여 옮기고 물과 주먹밥을 나눠주는 아주머니들과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이 책은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그 생생한 현장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과거가 미래를 구원했다는 말이 정말 실감이 날 정도로 민주주의를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강렬하게 묘사된다. 우려스럽게도 극우로 치닫고 있다는 10대들이 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가족 모두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볼 시간을 가진다던가...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가는 사이에 우리 아이들의 민주주의 의식이 좀 자라지 않을까? 감동 그 자체였던 책 <그해, 4월>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